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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여행/서울

<서울 가볼만한 곳> 헌인릉 재실의 아름다운 콩떡담

by *Blue Note*

<서울 답사> 헌인릉 재실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으로 등재된 조선왕릉은 거의 대부분이 서울과 경기지역에 몰려있다. 궁궐과 백리 이내에 거리에 왕릉을 모시는 관례 때문이었다고 한다. 동구릉, 서오릉등 경기도 지역에 특히 많은 조선왕릉이 있지만, 선정릉과 헌인릉은 서울에 있다. 이것이 무슨 큰 의미가 있는 것은 아니다. 지금의 서울은 대한민국의 서울이고, 조선시대의 한양은 지금의 강북지역 일부에 국한되어 있었으니 말이다. 그러니 강남땅에 있는 선정릉이나 헌인릉이나 모두 조선시대에는 사대문 밖에 있는, 한양과는 거리가 꽤 떨어져 있는 변두리였다. 우스운 이야기지만 오히려 의미가 있다면 나에게 있다. 헌인릉과 선정릉은 서울에 있기 때문에 서울에 사는 나는 언제든 잠깐 짬을 내어 이 곳을 휘리릭 다녀올 수 있기 때문이다. 헌릉은 태종과 원경왕후의 능이고 인릉은 순조와 그 왕비의 능이다. 행정구역상 서초구 내곡동에 있다. 헌인릉으로 가는 도중에 주차장 못 미쳐서 대로변 왼쪽으로 근사한 한옥이 한채 보이는데, 그것이 바로 헌인릉 재실이다. 재실이란 왕릉을 관리하고 산릉제를 준비하는 능참봉이 상주하던 건물을 말한다. 헌인릉에 대해서는 수년전에 포스팅을 했던 것으로 기억하지만, 재실에 대해서는 오늘이 처음인 듯 하다.

헌인릉 재실 전경

앞으로는 바로 찻길이다.

 

재실 본건물

 

창호의 문살 문양과

검박한 자물쇠가 눈길을 끈다

 

헌인릉 재실은

다른 재실에 비해

뭔가 푸근한 맛이 있다

 

 

곳간

경첩과 자물쇠 역할을 하는 장석에도

박한 아름다움이 깃들어 있다.

 

 

재실 안쪽 담벼락

재실과는 어울리지 않는

석물들이 눈에 띈다.

 

잡상

손오공으로 생각된다.

 

암막새와 수막새

 

용두

 

 

헌인릉 재실의 콩떡담장

지금까지 보아온 콩떡담중

가장 아름다운 콩떡담중 하나다.

 

나름 조선 왕릉을 여러 곳 다녀보기는 했으나 재실이 능 밖에 있는 것은 처음 보는 것 같다. 그런데 생각해보니 이렇게 설명하는 건 잘못된 것이라는 걸 곧 깨닫게 되었다. 왕릉 구역 바깥에 있는 재실이란 없다. 재실이라는 말 자체가 이미 왕릉의 일부이기 때문이다. 그래서 조금 전에 쓴 글은 이렇게 바꿔야 한다. <지금 현재 헌인릉으로 보존되고 있는 구역은 원래의 헌인릉보다 터무니 없이 축소되어 있다. 무분별한 개발로 인해 헌인릉 재실은 혼자 덩그러니 고립되어 있고 바로 그 앞으로는 자동차가 다니는 길이다. 가까운 거리에 생고기 집도 있다>라고... 위에 첨부한 지도를 보면 그 민망함을 고스란히 느낄 수 있다. 서울의 강남 한복판에 꿋꿋히 버티고 있는 선정릉을 보면 대견하고 고마운 마음이 든다. 내곡동의 헌인릉에 대해서도 똑같은 심정이다. 그러나 외톨이가 된 재실을 보면 마음이 아프다. 서울시나 지자체에서 이 문제에 대해 계획된 어떤 복안이 있는지는 모르겠으나 말처럼 쉽지는 않을 것임을 알기에 더욱 마음이 무겁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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