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해외여행/이태리

로마 여행 : 로마시내의 베트남 음식점 / 베네치아 광장에서의 점심

by *Blue Note*

<이탈리아 로마> 베트남 쌀국수 / 진실의 입 / 노천 식당

로마는 처음 도착한 때부터 살짝 일이 꼬였다. 지금와서 생각해보면 대수롭지 않은 일이지만, 일요일에 도착하는 바람에 로마 관광과 대중교통 이용에 필수적인 로마패스를 구하기가 어려웠다. 가장 일반적인 구입처인 타바키가 전부 문을 닫아버렸기 때문이다. 버스나 메트로 이용에 실제로 불편을 겪은 문제도 있었지만, 로마패스를 빨리 확보해야한다는 심리적 압박 혹은 조바심때문에 더 피곤했을 수도 있다. 어쨌든 우여곡절 끝에 로마패스를 구입하고 로마의 도심을 좀 걷다보니 곧 몸에 무리가 왔다. 하긴 2주이상 계속된 여행으로 여독이 쌓일 때도 됐다. 게다가 비도 오락가락하고 후덕지근 날씨로 인해 가뜩이나 안좋은 몸 컨디션이 급기야 식은땀이 베어나오고 약간 메스꺼움이 느껴지는 지경까지 이르렀다. 생각해보니 이 날은 제대로 먹은 것도 없었다. 마침 여행 준비하면서 혹시나 해서 찜해 두었던 베트남 쌀국집이 생각났다. 뜨거운 국물에 고수와 칼칼한 소스를 듬뿍 넣어 한그릇 후딱 먹고나면 몸이 개운해질 것 같은 느낌이 시간이 지날수록 아예 확신으로 다가왔다, ㅋㅋ. 그렇게 찾아간 쌀국수집, 그리고 그 다음날 점심식사를 했던 베네치아 광장 노천식당에서의 사진들을 올려본다.

포로 로마노 입구에 서있는

티투스 개선문

 

포로 로마노를 등지고

바라본 콜로세움의 모습

이 사진을 찍을 때쯤

이미 몸은 슬슬 아프기 시작했다.

 

찾느라 헤맨 시간까지 합치면

삼십여분만에 도착한 쌀국수집

상호는 PHO 1 이었다.

쌀국수와 함께 메뉴판에

Nem cuon (월남쌈) 으로 소개되어 있는

전채를 하나 시켰다.

쌀로 만든 얇은 피(아마도 반짱...?)안에

채소와 새우가 꽉 차게 들어있다.

꽤 맛있다. 

 

포 종류는 매우 다양하다.

메뉴판 맨 위에 있는 걸로 주문했다.

국물을 제일 먼저 한모금 마셨다.

부글거리던 속이 가라앉고

거짓말처럼...

머리속은 평안해졌다, ㅋㅋㅋ

 

조국의 제단과

베네치아 광장

 

조국의 제단이 마주보이는

베네치아 광장 노천의

아무 식당에서 점심을 해결했다.

고로케 비슷한 튀김과

오징어 먹물로 지은 리조또

그리고 피자

 

진실의 입

해신 트리톤의 얼굴을 조각한 것으로

산타 마리아 인 코스메딘 성당에 있다.

원래는 맞은편에 위치한 헤라클레스 신전의

하수구 뚜껑이었다고 한다.

조각상의 입속에 주먹넣는 사진을 찍기위해

20-30분을 줄 서서 기다릴 생각은 없었다.

 

쌀국수를 먹고 지쳤던 몸과 마음이 한꺼번에 회복됐다. 나로서는 참 놀라운 경험이었다. 한그릇의 국수가 꽤 대단한 일을 할 수 있다는 걸 몸소 체험했다. 음식이 약이었다. 그것도 한방에 증상을 없애버린 즉효약, ㅋㅋ.. 어찌보면 다소 우습기도 하다. 기독교로 대표되는 서구문명의 본가, 로마에서 위대한 건축물과 예술품에 감동 제대로 먹고, 정작 허기진 몸과 지친 마음은 베트남 쌀국수를 통해 위로받은 셈이니 말이다. 그래서 로마의 쌀국수는 그 이틑날 베네치아 광장의 노천식당에서 먹은 리조또, 피자와 더욱 대비된다. 지금까지 음식의 맛이란 재료의 신선도가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해 왔는데, 이걸 조금 바꿔야겠다. 쌀국수 먹고 싶은 생각이 간절할 때, 그 때 나오는 쌀국수가 제일 맛있는 음식인 듯 하다. 그 음식 생각날 때, 그때 나오는 김치찌개, 바로 그때 나오는 평양 냉면...!!

반응형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