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의 박물관> 우리 옛돌박물관 야외전시장
지난번 포스팅에 이어 우리 옛돌 박물관 야외정원에 대한 두번째 포스팅이다. 성북동의 우리 옛돌박물관은 그야말로 우리나라 석조유물의 보고다. <돌>이라는 재료에 새겨넣은 선조들의 숨결을 이렇게 집약적으로, 강렬하게 느낄 수 있는 곳은 없을 것이다. 야외 정원만으로도 상당한 규모여서 찬찬히 둘러보려면 시간이 꽤 걸린다. 언덕길을 따라 조성된 야외정원은 작은 테마별로 구성되어 있어서 아기자기한 재미를 느낄 수 있다. 천천히 걸으면서 석조물들을 감상한 후, 탁 트인 정상에서 서울시내를 내려다보는 눈맛도 일품이다.
이 야외 전시공간의 이름은
동자 음악회이다.
저마다 한가지씩
악기를 들고 있다.
커다란 한쌍의 판석위에
짚으로 만든 건물이 서있다.
이것의 용도는 무엇일까 ?
유물의 주인공은 사진 밑에 보이는
화강암 판석으로
통일신라 시대의 변기다.
타원형의 구멍 아래로
물을 흘려보낼 수 있는
구조물이 있었을 것으로 추정한다고...
<33명의 동자>
아무리 둘러봐도
이 장승에 대한 설명은 없었다.
양손으로 어린 아이를 들고 있는 모습
잘 생긴 팽나무가 있어서 찍어봤다.
팽나무는 은행나무, 느티나무와 함께
3대 정자 나무라고 한다.
이 나무의 수령은 약 300년
천하대장군, 지하여장군
조선 후기
무심한 듯 한쌍의 석물뒤로
녹음으로 물든 배경 또한 아름답다.
이제 야외정원의 거의 정상부근에 도달했다
이곳은 <제주도 푸른밤> 이라는 전시공간이다.
제주 동자석
현무암과 석회석으로 만들었다.
<오감만족>
박물관에서 가장 높은 곳에 있다.
빈 공간을 가운데 두고
석물들이 빙 둘러 서있다.
테마별로 잘 구성된 야외정원은 훌륭한 전시장이면서 동시에 멋진 산책로라고 할 수 있다. 언덕길 한쪽에 <동자음악회>로 명명된 공간에서는 귀여운 동자석들이 모여있다. 모두 악기를 하나씩 연주하고 있는 모습인데, 거문고, 비파, 장구, 태평소, 피리, 해금등 다양하다. 숲속에 악기소리가 퍼져나가는 듯 했다. <제주 푸른 밤>에 전시된 동자석에서는 특히 서민적인 소박함이 잘 표현된 제주의 정서를 느낄 수 있었다. 통일신라 시대의 화장실 판석도 재미있게 관람했는데, 이 유물은 최근에야 그 용도가 밝혀진 것이라고 한다. 2017년 경주 동궁과 월지에서 수세식 화장실 유적이 발견되면서 이 곳 옛돌박물관 수장고에 있던 판석의 용도도 함께 밝혀진 것이라고... 이번 관람에서 무엇보다 좋았던 것은 언덕 정상에서 느낀 감동이었다. 박물관의 가장 높은 곳에 조성된 <오감만족> 정원에서 석물들의 호위를 받으며 조망한 서울의 풍광은 그야말로 일품이다. 우리 옛돌박물관의 야외 전시장은 석조 유물도 유물이지만, 작은 동산에 멋진 수목과 산새들이 하나의 공간을 완성한 아름다운 정원이다. 중앙정부나 지차제도 아닌 한 기업인이 이 정도 규모의 석물들을 수십년간 수집해서 박물관을 건립했다는, 그 정성과 열정에 무한한 경의를 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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