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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여행/전라도

<한국의 산사> 유네스코 세계문화 유산 : 순천 선암사

by *Blue Note*

<순천 여행> 한국의 아름다운 사찰 : 선암사

 

우당탕탕 물이 넘쳐 흐르는 계곡을 따라 걷다가 아름다운 승선교와 강선루의 자태에 잠시 넋을 잃었었다. 정신을 차리고 다시 조금 길을 걸어 올라가니 오른쪽에 수줍은 듯 단아한 일주문이 나타난다. 절의 대문인 일주문이 이렇게 음전하고 겸손하게 길 한쪽에 비껴 앉은 경우도 흔치는 않을 것이다. 게다가 다른 일주문과는 다르게 양쪽으로 낮은 돌담도 붙어있다. 내 기억으로는 이런 형태의 일주문은 처음 경험하는 듯 하다. 아뭏든 일주문을 지났다. 그런데 응당 버티고 있어야 할 천왕문이 없다. 계속 파격의 연속... 대신 종각이 맞아준다. 태고종의 본산, 순천 선암사 이야기다.

범종각과 선암사 동종

보물 제 1558호

동종의 제작시기는 1700년이다.

 

만세루

예서체로 쓴 육조고사라는 편액은

김만중의 부친인 김익겸이 썼다

 

선암사 대웅전

앞마당에 있는 삼층석탑 (보물 제 395호)은 쌍탑이다.

대신 이 절에는 석등이 없다.

그 이유가 잦은 화재때문이라는 설명도 있다.

 

대웅전을 중심으로

여러 당우들이 아기자기하게

배치되어 있다.

뭐라 설명할 수는 없는데

이런 점이 선암사만의 특징이 아닐까 싶다.

 

지장전

대웅전 바로 우측에 있다.

지장보살 좌우로

무독귀왕과 도명존자가 협시하고 있다.

 

삼성각

앞마당 정원처럼 트인 공간엔

꽃나무가 가득하다.

 

삼성각과 응향각 (정면 건물) 앞의

조용한 마당, 그 뒤로

넉넉하게 둘러선 조계산의 능선

 

선암매

오십여 그루의 늙은 홍매가

무우전 담장을 따라 늘어서 있다.

봄날 매화필 적에는 그 아름다움이 지극할 것이다.

천연기념물 제 488호

 

원통전(좌)과 응진전(우) 사이의 길

 

선암매

원통전 뒷편의 백매는

홍매와 함께

천연기념물 제488호다.

 

선암사 뒷간

삼백년의 역사를 가진 해우소다.

문화재자료 제214호이지만

현재도 제 기능을 하는 현역 뒷간이다.

일본 동복사의 해우소인 동사와 비교해 보는 재미도 있다.

 

선암사 경내에서 바라본 일주문

이제 저 문을 나서면 다시 속세다...

 

지금까지 다녀본 절집과는 분위기가 사뭇 다르다. 그런데 그 이유를 설명하자면 할 수는 있겠지만 어느 하나 정답으로는 부족한 듯 하다. 가령 가람배치가 독특한 점, 진입로에 아름다운 다리와 누각이 있고, 다양한 꽃나무들이 사계절 피어있다는 점, 느리고 완만한 조계산의 능선등 여러 특징들이 있겠지만 말이다. 이러한 요소들이 잘 합쳐져서 선암사의 독특한 분위기가 만들어졌다고 하면 비슷한 정답은 되겠지만 너무 뻔한 설명이기도 하고...ㅋㅋ. 애초에 미적인 체험, 문화적 감흥을 과학적으로 설명하고 분석하려는 시도 자체가 잘못된 것일 수도 있겠다. 아무튼 나는 이 절에서 편안하고 기분이 좋았다. 그 '기분 좋음'은 힐링이니, 행복이니 하는 감정보다 좀 더 정제되고 숭고한 느낌이다. 일주문을 빠져나와 속세로 향하면서, 앞으로 틈나는대로 이 절집을 자주 찾게 될 거라는 사실을 나는 이미 알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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