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의 산사> 충남 공주여행 : 갑사
공주에 있는 산사인 갑사는 이번이 두번째 방문이다. '춘마곡 추갑사'라는 이야기가 있을 정도로 봄에는 마곡사, 그리고 가을에는 갑사가 아름답다는 것인데, 지난 방문은 늦가을도 한참 지난 계절이어서 갑사의 가을을 목도할 수 없었다. 해서 이번에는 나름 때를 맞추어서 갑사를 재방문했다. 주차장에는 이미 많은 차들로 북적거려 활기찬 느낌이었다. 하지만 아뿔사, 아직 이곳엔 단풍이 찾아들지 않았다. 갑사에 깃든 가을을 보기에는 아직 열흘 정도가 일렀던 것이다. 아쉬움은 있었지만, 갑사를 다시 찾은 이유는 단풍보다도 이 절이 발산하는 아름다움과 매력을 느끼기 위한 것이었으므로 낭패를 봤다고 생각할 이유는 전혀 없었다. 지난번 방문에 놓쳤거나, 시간 관계상 건성으로 넘어 갔던 전각들을 찬찬히 돌아볼 좋은 기회였으니 말이다.
일주문을 통과한 후 모습
한동안 걸어올라가면
사천왕문이 나온다.
맞배 지붕의 대웅전
공우탑
3층 석탑으로 1층 탑신에는
'누운 탑을 일으켜 세우니 사람들 방책에 우연히 부합된다네.
세번씩이나 힘들었으니
그 공덕이 으뜸이라네'라고 새겨져 있고
2층 탑신에는 '우탑(牛塔)
3층 탑신에 '공(功'이라는 명문이 음각되어 있다.
공우탑에서 약사여래 입상을 보러 가는 길
천연 석굴에 봉안되어 있는
약사여래 입상
약사여래가 모셔진 석굴과
그 주변 개울은 인적도 드물고
풍광이 수려하다.
표충원
일종의 조사당이다.
휴정 서산대사, 유정 사명대사,
그리고 기허당 영규대사의 영정이 모셔져 있다.
표충원 앞뜰...
아름답고 편안하다.
갑사를 병풍처럼 둘러선 계룡산
갑사는 의외로 아기자기하고 독특한 가람 배치를 가지고 있다. 전각들도 상당히 많은 편이다. 하지만 오늘 포스팅은 갑사의 주요 전각들을 다루기 보다는 사람들 발길이 많이 닿지 않는 곳들을 중심으로 다루어봤다. 이번 방문에서 나의 주요 동선이기도 했다. 일주문, 사천왕문을 지나 대웅전 쪽으로 가지 않고 공우탑을 보러 갔다. 그 길 연장선 상에서 약사여래가 모셔진 석굴과 그 옆을 흐르는 개울가에서는 잠시 시름을 잊고 바람소리 물소리를 들었다. 첫 방문에서 놓치고 못 본 곳인데 조용하고 한적해서 편안하였다. 지난번에도 느꼈지만 갑사에서 특히 내 마음을 끈 전각은 이번에도 표충원이다. 특히 표충원 건물을 등뒤로 놓고 아름다운 마당과 둘러쳐진 담장, 나무들을 보는 맛은 특별했다. 이번에도 갑사에서 놓치고 온 곳이 있어 아쉬움이 남는다. 갑사의 철 당간지주는 중요 문화재이자 보물이기도 하다. 공우당에서 약사여래가 있는 방향으로 올라가지 말고, 요사체를 돌아 아래로 좀 내려가야 당간지주를 볼 수 있는데, 이번에도 결국 못봤다. 다시 방문할 이유가 생긴 것이라 여기고 다음을 기약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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