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수동 맛집> 더즌 오이스터 : 해산물의 향연
성수동에 거의 몇 년만에 다녀왔다. 이곳 시장의 먹자골목에 있는 대성 갈비는 워낙 유명한 곳이지만 이곳 말고도 곱창전골 등 시장통에는 먹거리가 많았다. 이런 오래된 맛집들과는 별도로 최근 몇 년 사이에는 개성 있고 팬시한 음식점, 카페, 가게들이 하나 둘 생겨나서 서울숲 카페 골목이라는 상권을 형성하기에 이르렀다. 이 지역은 계속 새로운 카페와 레스토랑이 현재 진행형으로 늘어나고 있는 곳이다. 원래 조용한 주택가 골목이었는데 하나 둘씩 영업점들로 바뀌는 중이어서 이 곳 주민들의 생각은 어떤지 궁금한 것도 사실이다. 관광지도 아닌데 외지인이 많아지는 것은 대체로 피하고 싶은 일이니까. 또 어렵게 가게를 오픈한 사장님들의 입장도 있을 것이다. 예상치 못한 코로나 판데믹으로 입은 경제적 심리적 타격은 얼마나 클지... 이래저래 참 어려운 시국이다. 이런 상황에서 성수동에 가장 최근에 문을 연 곳이 오늘 소개하는 더즌 오이스터다. 가게 이름에서 느껴지듯이 생굴을 중심으로 다양한 해산물 요리를 선보이는 곳이다.
더즌 오이스터
중앙 커다란 바 테이블에 싱싱한 굴이 얼음에 채워져 있다.
애피타이저로 6 피스를 우선 시켜봤다. 다진 양파가 들어간 소스인 mignonette (미니오네트?)을 얹어 먹는다. 취향에 따라 타바스코 소스를 더 뿌리기도...
내부는 이런 분위기인데 사진의 느낌보다는 훨씬 캐주얼하고 활기차다.
참소라 트러플 / 맛있다.
Coleslaw / 덴마크식 양배추 샐러드. KFC 매장에서 먹던 맛과 동일하다.
홍합찜 Mussels
클램차우더 / 압도적일 뿐 아니라 재미까지 더해주는 비주얼. 맛도 최고다.
새우튀김
대부분의 메뉴들이 다 맛있다. 재료는 거의 예외 없이 모두 해산물인데, 굴, 소라, 새우, 게등 각 재료의 특성을 잘 살려서 개성 있는 메뉴들을 선보인다. 스타터로 시작한 오이스터는 매우 매우 신선했다. 다만 한계도 있었다. 산지에서 직송으로 공수하는 등 신경을 많이 쓴 것이 느껴졌지만, 굴의 크기가 너무 크고, 미니오네트와의 밸런스도 어딘지 좀 아쉬웠다. 먹는 방식이 유럽에서 온 것이다 보니 아직까지 손님이나 셰프 모두 다소 어색함이 있을 것이고, 우리 입맛에 맞게 현지화하는 데도 조금 더 시간이 필요할 것으로 생각된다. 식사를 하면서 두 종류의 와인을 마셨는데, 대체로 무난했다. 와인 종류가 많지 않은 것은 아무 문제가 될 것이 없으나, 해산물 위주의 메뉴들 특성에 맞게 마리아쥬를 고려해서 조금 더 세심한 와인 셀랙션을 한다면 더욱 좋을 것이다. 참소라 트러플은 크라상 위에 크림소스를 뿌리고 참소라를 곁들인 것인데 모양, 맛, 플레이팅 모두 만족스러웠다. 다만 트러플은 빼도 되지 않았을까 생각해 본다. 최근 우리나라 사람들이 너무나 사랑하게 된 트러플... 하지만 나한테는 그리 매력적인 식자재는 아니다. 아주 비싸다는 사실만으로는 별 관심이 없다. 진정한 트러플을 내가 아직 제대로 맛보지 못해서일 수도 있다. 국내에서 사용하는 트러플이라는 것이 대부분 그저 향만 차용한 향신료 수준이거나 잘해야 향이 가미된 오일 정도일 뿐이니까 . 더즌 오이스터의 참소라 트러플은 트러플이라는 이름을 빼도 아무 상관없이 맛있는 메뉴다. 트러플 향이 나지 않아도 아주 맛있게 먹을 수 있게 잘 만든 음식이라는 얘기다, ㅋㅋ. 클램 차우더도 훌륭했다. 맛있게 만들어 준 세프에게 감사한 마음을 전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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