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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외여행/일본

교토 경요리 전문점 : Sakon (佐近)

by *Blue Not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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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토의 경요리(京料理) : 인화사 앞 Sakon

 

인화사 관람을 계획할 때 점심을 어떻게 해결할까 고민을 했었다. 그러다 경내에 식당이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다. 사찰 안내서에 화식처 (和食処) 범 (梵)이라는 표기를 보고 정말 반가웠다. 교토의 명찰인 인화사에서 절밥까지 먹을 수 있다니... 단순한 식사 이상의 의미를 가진 값진 문화 체험이 될 것이라고 기대를 했다. 그런데 막상 찾아가 보니 아주 많이 실망스러웠다. 고풍스러운 절집의 분위기와는 너무 다르게 시멘트 바닥에 철제 의자를 놓고 소바 정도를 팔고 있었다. 바깥에서 유리문 너머로 대충 식당을 보고는 아예 들어가지를 않았다. 거기서 밥을 먹었다가는 인화사에서 받은 감동이 다 날아갈 것만 같았기 때문이다. 사실 아직도 이 부분은 의문이다. 이 아름답고 유서 깊은 절에 왜 저런 몰상식한 식당을 들였을까. 인화사를 나오니 당장 밥 먹을 곳이 마땅치 않았다. 사찰 진입로부터 입구에 이르기까지 길 양쪽을 다 점령하고 들어서 있는 우리나라 절집 앞 음식점들과 달리 일본 사찰 주변에는 음식점이 많지 않다. 모양도 요란스럽지 않아, 이것이 음식점인지 기념품점인지 그도 아니면 그냥 사무실인지 주의해서 보아야 할 정도다. 아무튼 차도 하나를 사이에 두고 인화사와 마주 보고 있는 곳에 음식점 하나를 발견하고 별 선택의 여지없이 들어갔다. 상호는 佐近 (좌근) Sakon이라는 곳이었다. 점심용 메뉴를 시켰다. 일본의 물가를 감안해도 가격대가 만만치 않았다. 

佐近 / 차분하다...

 

흰살 사시미는 도미로 생각된다. 찌라시 스시 형태로 나왔다.

 

사진에는 잘 보이지 않으나 밥 위에 하모 (갯장어)를 얹었다.

 

디저트

 

지금은 우리나라 사람들이 거의 사용하지 않는 말이 되었지만, 예전에는 일본 음식을 화식이라고 했었다 (중국 음식을 지칭하는 청요리라는 말도 있었다). 화식은 한자로 和食인데 일본 다도의 본질을 和라고 하듯이 일본인들이 이 和를 얼마나 중요시하는지를 화식이라는 말로 미루어 짐작할 수 있다. 사실 우리가 일본 음식을 많이 알고 있는 것 같지만, 실상은 정반대다. 지역에 따라 어떤 특색이 있는지, 교토의 음식이라고 알고 있는 경요리 (京料理)는 도대체 어떤 것을 말하는지, 일본으로 여행가면 한 번씩 경험해보는 가이세키 요리와는 무슨 차이가 있는지 대충 짐작은 해도 나는 잘 모르겠다. 인화사 앞에 있는 Sakon 에서 먹은 점심이 경요리 (京料理)인 것 같기는 한데, 정확한 정의나 의미를 모르니 긴가민가 자신감이 없는 것이다. 하지만 즐거운 식사였던 것만은 분명하다. 아름다운 음식에서는 정성이 느껴졌고, 세심한 배려의 마음도 읽을 수 있었다. 흔히들 눈으로 먼저 먹는다고 하는, 시각적 아름다움에 신경을 쓰는 일본 요리의 일반적인 특징을 가지고 있으면서도 특별히 경요리는 아기자기한 디테일을 강조한다는 이야기를 들은 기억이 있는데, 과연 그러하였다. 가마쿠라 시대부터 있었다는 니시키 시장을 가지고 있는 교토는 그저 단순한 천년 고도가 아니라 일본의 음식 문화가 태동된 일본 요리의 고향이라는 말이 결코 빈 말은 아닌것 같다. 아, 물론 내가 경험한 한도 내에서 만의 이야기다. 나는 일본 요리는 잘 모르는 문외한이니까. 그러나 스시, 우동, 라멘, 모쯔나베, 갓포 요리, 가이세키, 와규, 이런 단편적인 음식 이름 말고, 일본의 식문화와 그에 깃든 그들의 생각이 어떤 점에서 우리와 비슷하고, 어떻게 다른지 많이 궁금한 것은 사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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