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복궁역 맛집> 제분소 : 다이닝 와인바
요즘 유행하는 와인바, 혹은 가스트로 펍의 특징을 한 번쯤 짚어볼 필요가 있다. 가령 이런 그림이면 꽤 먹힌다. 젊은 셰프 한두 명이 의기투합해서 작은 공간에 레스토랑을 오픈한다. 장소는 되도록 강북이나 대학교 주변의 좀 후미진 골목길 가면 좋다. 화려할 필요는 없으나 모던한 감성이 돋보이는 인테리어면 SNS에서 괴력을 발휘할 기본 요건은 된다. 와인 셀렉션에 신경을 쓰고, 내추럴 와인도 많이 준비하고... 퓨전이나 아시안의 외피를 뒤집어 쓴 창의성이 엿보이는 양식 메뉴의 확립이 가장 중요하다. 아, 양이 적은 것도 필수다. 오늘 소개하는 서촌의 레스토랑 <제분소>는 대체로 이런 조건에 부합하는 곳이다.
서촌 제분소
바테이블 너댓개와
구석에 작은 테이블 하나가 전부다
작지만 제법 분위기 있다.
에곤 쉴레와 데이비드 호크니 그림도 있고..
물론 포스터지만, ㅋㅋ
오픈 키친
콜리플라워 폼
관자 카르파쵸
뉴질랜드 쇼비뇽 블랑
참돔 스테이크
이 메뉴뿐 아니라
이 집에서는 트러플을
특히 많이 사용한다.
화이트 와인
스페인산이다.
포크밸리 스팀 번
토마토 멜론 루꼴라
멥쌀 티라미수
요즘 인기가 치솟은 '핫 플레이스'들 처럼 이 집도 기존의 요리들을 새롭게 해석하고 비틀어서 만든 고민의 흔적이 느껴진다. 와인을 화이트로 선택한 이유 중 하나는, 이 집 메뉴에 해산물이 많았기 때문이다. 연어는 원래 스테이크로도 먹으니까 참돔으로 스테이크를 시도했다고 해서 크게 이상할 것은 없지만, 소고기 대신 관자를 선택한 카르파쵸는 좀 파격이긴 하다. 다만 이런 파격과 실험이 그 자체의 목적으로만 진행되서는 안 된다는 생각이다. 나는 양식의 조리법, 재료의 특성, 역사등에 대해 문외한이므로 더 이상의 촌평은 불가하다. 뭐 거창하게 갈 것도 없이 음식 이름도 잘 모르니까. 다만 최근의 한국 음식이 세계에서 재평가되고 관심의 대상이 되듯, 우리도 스페인, 프랑스, 이탈리아, 그리고 미국의 음식들을 잘 연구하고 필요하면 접목시켜서 우리 음식문화를 더 풍성하게 하기를 바란다. 다만 이때에 제일 중요한 것은 뭐다 ? 어설프게 하지 말고 제대로 하자는 것... 제분소 셰프님들의 건투를 빈다. 맛있게 잘 먹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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