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방촌 와인바 > 오리 Ori : 타파스와 와인
요즘 새롭게 주목받고 있는 해방촌에 있는 곳이다. 와인바 정도로 자리매김해 주는 것이 맞겠으나, 안주 혹은 식사로 준비된 메뉴들의 종류가 생각보다 많고 맛있다. 일전에 해방촌 언덕길을 내려오다가 호기심을 자극하는 메뉴판을 발견하고 들어갔었는데 예약이 없으면 안 된다고 퇴짜를 맞은 적이 있다. 그래서 이번에는 미리 예약하고 시간 딱 맞춰서 갔다, ㅋㅋ.
해방촌 언덕길
골목 모퉁이에 있다.
예약시간에 맞춰 기다리는 손님들...
내부는 좁다
좋게 말하면 아기자기...
김과 간장...
여기 와인바라고 알고 왔는데, ㅋㅋ
엔쵸비 바게트
버터가 곁들여있다
이거 정말 맛있다.
보르도 와인
무난했던 기억이다.
이날 두병 마셨는데
다른 사진은 어디로 갔는지,
아예 안 찍었는지..ㅋ
문어 세비체
아무래도 이건 세비체는 아니다.
그냥 뽈보 타파스라고 하는 게
여러모로 더 맞을듯 하다.
맛은 괜찮다.
감자 퓨레와
숯에 구운 컬리 플라워
비네그레트 소스가 상큼하다.
치악산 큰 송이버섯 구이
서양식 오징어 순대
치즈로 속을 채웠다.
새로운 경험...!
이 집의 외관과 인테리어는 뭐랄까, 감성적으로 좀 복잡하고 몇 가지 정서가 혼재되어 있다. 아기자기한 인테리어 소품과 창가의 작은 테이블 등은 유럽 어느 동네의 마을 카페 같은 느낌이다. 그런데 우리 한국의 황토집에서 느껴지는 분위기도 있다. 특히 야외 테이블은 유럽의 노천 테이블과는 확실히 다른, 우리나라 '무슨 무슨 가든'의 그것이다. 투박한 나무 테이블, 연립주택 건물의 담벼락... 이런 부조화 (어쩌면 조화)가 뭐 그렇게 거북하지는 않았다. 오히려 신선하고 흥미로운 느낌...? 음식도 마찬가지다. 주문을 마치자 오토시, 혹은 아뮤즈 부쉬처럼 내온 것이 있었는데, 바로 김과 간장이었다. 와인 마시는 곳에 이 무슨 황당한 상황인가 당황했지만, 이게 또 나름 재미있고 맛있었다. 향이 강하고 비린 맛이 있는 김이 와인과도 그런대로 잘 어울렸다 (물론 와인 종류에 따라 다르겠지만). 스페인 타파스를 비롯해 이탈리아 브로스케타, 그리고 페루 세비체(오리지널과는 거리가 멀지만)까지 음식들이 대체로 좋았다. 화려한 기교가 없어도 진정성이 있는 투박한 음식은 감동을 준다. 기분 좋게 보낸 시간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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