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욱진 회고전> 국립현대미술관 : 가장 진지한 고백
한국 근현대 미술사에서 장욱진(1917-1990)은 김환기, 유영국, 박수근, 이중섭과 함께 한국을 대표하는 2세대 서양화가로 유화 700여 점, 수묵화 300여 점등 방대한 수의 작품을 남겼다. 하지만 그림의 소재는 까치, 나무, 해와 달, 검둥개등, 그의 말대로 '심플'했다. 그 단순하고 제한된 모티브만으로 다양한 매체와 장르를 넘나들었다는 것이 경이롭다. 국립현대미술관 덕수궁관에서 열린 장욱진의 회고전 <가장 진지한 고백>은 규모나 기획에 있어서 화가 장욱진에게 바치는 진심어린 헌사라고 할 수 있다.
장욱진 회고전
<가장 진지한 고백>
국립현대미술관 덕수궁관
사찰, 1977
사찰, 1978
양주시립 장욱진 미술관 소장
절 나들이, 1982
일주문, 종루, 법당,
냇물위 돌다리를 가족이 건너고 있다.
팔상도, 1976
문경 김룡사, 1978
마커펜으로 그린 스케치다.
양주시립 장욱진 미술관 소장
부인 이순경 여사와 자주 찾았던 곳이라고 한다.
가족, 1979
국립현대미술관 소장, 이건희 컬렉션
그림 속 강아지도 가족이다.
무제, 1983
가족, 1981
뒷짐을 지고 부인을 곁눈질하는
화가의 모습이 익살스럽다.
인물을 이렇게 크게 그린 경우는
장욱진의 작품에선 매우 드물다.
심우도, 1979
Serching for the ox...
선종화의 미학이 엿보인다.
무제, 1979
진진묘, 1970, 개인소장
그 유명한 <진진묘>다.
진진묘는 부인 이순경 여사의 법명이다.
장욱진의 첫 불교 관련 작품이라고 한다.
부인의 초상화이자 보살을 그린 것이기도 하다.
여인상, 1979
여인의 손모양이 불교의 수인을 연상시킨다.
까치, 1958
까치는 장욱진의 가장 대표적인 모티브다.
까치를 중심으로
둥근 나무가 배경이다.
화면 끝에 작은 초승달...
유화 물감층을 날카로운 필촉으로
무수히 긁어냈다.
국립현대미술관 소장
나무와 까치, 1961
나무의 형태가 한자 '나무 목'을 닮았다.
해 달 산 집, 1961
까치집, 1977
나무 위 까치집 속에 마을이 들어있다
나무와 까치, 1988
둥근 나무, 뚱뚱한 까치...
양주시립 장욱진 미술관 소장
달밤, 1988
양주시립 장욱진 미술관
나무와 정자, 1977
월조, 1968
마을, 1984
안정적 균형미는 있으나
대칭구도가 주는 단조로움을 해결하기 위해
소, 개, 사람의 방향을 교차로 배치하고
해와 달, 까치등의 형태와 색을 달리했다.
치밀하고 세련된 조형어법이다.
국립현대미술관 이건희 컬렉션
까치, 1987
모든 것이 정지된 화면에
강아지 한 마리만 걸어간다.
절대적 시간, 상대적 시간...
자화상, 1951
한 뼘 크기의 종이에
유화물감으로 그렸다.
프록코트를 입은 장욱진 뒤를
검정개와 새들이 뒤따른다.
소녀, 1939
선산의 산지기 딸이 모델이라고 한다.
도쿄 제국미술학교 유학 당시 그렸다.
국립현대미술관 이건희 컬렉션
마을, 1951
종이에 수채물감
자동차 있는 풍경, 1953
독, 1949
국립현대미술관
물고기, 1959
국립현대미술관 소장
무제(윤광조 도자), 1977
조화, 귀얄기법의 분청이다.
무제 (윤광조 도자), 1977
귀얄로 칠하고 조화기법으로 그렸다.
새와 아이, 1960
국립현대 이건희 컬렉션
무제, 1962
실험적으로 시도한 장욱진의 추상화다.
물고기, 1964
춤, 1964
거친 질감에
인물묘사는 암각화를 연상시킨다.
바위, 1960
세그루 나무, 1987
까치, 1986
국립농업박물관 소장
무제, 1968
해와 달이 있고 산과 강이 보인다.
일월오봉도의 현대적 해석일까 ?
새벽녘 덕소의 풍경이라고 한다.
집, 1969
리움 미술관 소장
마을과 아이, 1976
위아래, 하늘과 땅의 구분도 모호하다.
중간의 아이는 자유롭다.
진진묘 (좌상 진진묘), 1973
진진묘(1970년) 이후 3년 후 제작한 작품이다.
(촬영시 빛반사 때문에 살짝 측면으로 찍었다.)
가족도, 1972, 양주시립 (좌), 가족, 1955, 국립현대 (우)
가족, 1955
1964년 일본 사업가에게 팔렸다가
이번 전시회를 계기로 극적으로 발견되었다.
국립현대미술관 소장
가족도, 1972
양주시립 미술관 소장
구추봉도 (혼인 앨범 표지), 1941
베겟모에 등장하는 자수무늬인
구추봉도를 포스터 물감으로 그렸다.
언덕풍경, 1986
집, 1984
도인, 1988
돌, 학, 난등 문인화적 소재가 보인다.
기도, 1988
가로수, 1986
나룻배, 1951
배와 고기, 1960
소, 1953
거목, 1954, (좌), 나무와 새, 1957 (우)
거목, 1954
한솔 홀딩스 소장
나무와 새, 1957
수탉 (윤광조 도자), 1984
분청 상감기법을 사용했다.
장욱진 작품에 가장 빈번하게 등장하는 까치, 나무, 해와 달, 집, 그리고 검둥개가 지니는 상징성을 잘 설명해준 전시였다. 시대별, 주제별 작품 배치는 물론, 작품 하나하나에 대한 친절하고 깊이 있는 해설도 돋보였다. 자신의 분신과도 같은 까치, 우주를 나타내는 나무, 그리고 해와 달로 상징되는 어떤 영원성이 수많은 작품 속에 계속 반복되면서도 미묘한 변주를 통해 다른 분위기와 느낌으로 다가왔다. 이번 장욱진 회고전에서 특히 인상 깊었던 점은 불교를 소재로 한 작품들을 따로 다루었다는 것이었다. 천왕문, 법당, 요사체등의 가람배치를 마치 약도처럼 그려놓은 <사찰>, 온 가족이 계곡의 냇물 위로 난 다리를 건너 절집으로 들어가는 모습을 그린 <절 나들이> 같은 발랄하고 따뜻한 작품들이 우선 눈길을 끌었다. 반면 <팔상도>, <심우도> 같은 작품에서는 불교의 심층에 다가서려는 장욱진의 마음을 느껴볼 수 있었다. 무엇보다 압권은 역시 부인 이순경 여사를 모델로 한 <진진묘>다. 여러 번 보았지만 볼 때마다 마음에 고요한 평화와 알 수 없는 감동을 주는 작품이다. 특히 이번 전시에서는 소위 '좌상 진진묘'라고도 하는 또 다른 <진진묘>을 실견할 수 있어서 좋았다. 국립현대미술관 관계자분들에게 감사한다. 회고전 제목 <가장 진진한 고백>처럼, 장욱진이라는 화가의 생애와 작품세계를 종합적이고 입체적으로 정리해서 대중에게 보여준 일종의 '결정판'이라는 점에서 이 전시의 의미가 크다. 다만 한 가지 아쉬웠던 점은 있다. 워낙 작품수가 많은 탓도 있었겠지만, 전시 작품을 보는 동선에 대한 고려는 많이 부족해 보인다. 작품들을 놓치지 않고 편안하게 물 흐르듯 볼 수 있도록 전시 동선이 이루어져야 하는데, 이번 전시는 그런 점에서는 실망스럽다. 더 멋진 기획으로 대중을 이끌어줄 국립현대미술관의 다음 전시를 기대하며 응원을 보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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