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2019/0422

<제주도 맛집> 모살물 : 객주리 회, 방어회 모살물 : 객주리 전문점에서 방어를 먹다 이름이 특이하다. 모살물... 그런데 이 뜻이 궁금해진 건 이 곳을 처음 방문했을 때가 아니었다. 사실을 말하면 모살물에 대한 포스팅을 하고 있는 지금 그 뜻이 문득 알고 싶어진 것이다. 아마도 당시에는 그저 좋은 회를 먹을 수 있다는 기대감이 상호에 대한 호기심을 넉넉하게 억제 했었나보다. 제주시 연동에 있는 이 횟집은 제주 방언으로 객주리라고 하는 쥐치 회와 조림을 전문으로 하는 곳이다. 바닷가 풍광 좋은 곳에 자리잡은 횟집이 아니라 도심 한 가운데 있는 조그만 횟집이지만 늘 사람들로 붐비는 곳으로, 대기는 거의 필수, 두세번 방문에 한번은 결국 헛탕치고 마는 곳이다. 아, 모살물의 뜻이 궁금해 사전을 찾아봤더니 모살은 제주말로 모래라는 뜻이라고 한다. 그러니..
<추사 김정희> 불이선란도 불이선란도 : 손세기 손창근 기증 명품 서화전 손세기 선생은 개성 출신의 사업가로 문화재에 대해 남다른 애정과 높은 안목을 가졌던 대수장가이다. 그의 컬렉션에는 특히 추사 김정희의 글씨와 간찰이 많다. 손세기 선생의 아들 손창근 선생은 보다 많은 사람들이 우리 문화재를 감상하기 바라는 뜻에서 2018년 11월에 아무런 조건없이 300여점의 소장품을 국립중앙 박물관에 기증하였다. 이번 전시는 이를 기념하여 이라는 이름으로 국립중앙 박물관 2층 서화관에 새롭게 마련된 에서 개최되었다. 기념실의 첫번째 전시는 추사 김정희와 관련된 작품들에 촛점을 맞추었는데, 가장 관심을 끄는 작품은 다. 이 그림속의 난초는 실제의 난초를 표현한 것이라기 보다는 글씨를 쓰는 방법으로 난을 그린 작품이라는 평이다. 그래서 박물관..
<경기도 맛집 재방문기> 전라국수, 옛터 숯불 닭갈비 전라국수 / 옛터 숯불닭갈비 전라국수집과 옛터 숯불 닭갈비집은 이전에 각각 따로 소개를 했었다. 당시 엄청나게 맛있어서 열광을 했거나 입에 침이 마르도록 칭찬의 글을 쓰지는 않았고, 지금도 그 생각에는 변함이 없다. 그런데 이상하게 가끔 입맛 없을 때면 생각나는 곳이 이 두 곳이다. 요란스럽지 않게 사람을 끄는 매력이 있는 곳인가보다, ㅋㅋ. 국수나 닭갈비를 먹기위해 차로 한시간, 혹은 그 이상의 시간을 달려갈만큼 먹는 일에 관심이 있는 것도 아니고, 유명하다고 소문난 먹방의 맛집들을 쇼핑하듯 다니는 일에 어떤 면에서는 상당히 비판적인 입장을 견지하고 있지만, 뭐 어쨌거나 남양주에 있는 전라국수와 강촌역 근처의 옛터 숯불 닭갈비집은 두 번 갔다왔다. 두 곳 모두 두번째 방문은 온전히 음식점 방문이 유일한..
<경기도 가볼만한 곳> 억새풀 무성한 건원릉 : 태조 이성계의 망향가 조선의 왕릉 : 건원릉 특별 개방 게으른 탓에 묵혀 두었던 사진들을 끄집어내서 정리하면서 지난 가을 동구릉을 찾았던 짧은 답사기를 올린다. 그 당시 받았던 감동의 기억들도 함께 꺼내어 찬찬히 음미해보고자 한다. 경기도 구리시에 있는 동구릉은 조선의 임금 일곱분과 왕비 열분의 능이 있는 곳이다. 특히 이곳에는 조선의 태조인 이성계가 잠들어 있는 건원릉이 있어 그 의미가 더욱 크다. 세계문화유산에 등재된 조선왕릉중 첫번째로 조성되었다는 문화사적인 가치 이외에도 건원릉은 다른 여타의 조선왕릉과는 다른 모습을 하고 있는데, 그것은 바로 봉분위에 억새가 입혀져 있다는 것이다. 함흥이 고향인 태조의 유언으로 고향땅의 억새를 봉분위에 심어서 능침을 조성하였는데, 사연도 애틋하지만 억새로 떼를 입힌 봉분은 다소 기이하..
<로마 가볼만한 곳> 성천사성 (Castel Sant'Angelo) 성천사성 (산탄젤로 성) 성천사성은 산탄젤로 (Castel Sant'Angelo)를 우리말로 옮긴 명칭이라고 할 수 있다. 본질적으로 이 건축물은 중세시대의 성채다. 그러나 역사를 보면 다양한 용도로 사용되어 왔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애초에 이 곳은 고대 로마 황제의 무덤이었다고 한다. 그 후 군사적인 요새로 그 용도가 바뀌었다가 14세기경 교황청이 접수하였다. 성천사성이라는 명칭은 흑사병과 관련이 있다. 흑사병 퇴치를 위해 당시 교황이 기도하던 중, 이 성채위로 나타난 대천사 미카엘의 환영을 보게 되었고 그 후 전염병이 사라졌다고 한다. 이 사건을 기념하기 위해 이 곳을 성천사성으로 부르게 되었다. 현재의 공식 명칭은 이태리 국립 군사박물관이다. 이처럼 성천사성의 내력은 그 자체로 역사가 되었다. 건..
<영어로 말하기> 문자 메시지를 받다 / 이메일을 받다 I got a text message. 거의 모든 일상이 카톡같은 SNS 를 떠나서는 성립이 불가능할 정도가 되었습니다. 손글씨와 편지가 사라지고 이메일이 등장한지도 벌써 까마득한 옛날이 되어버렸고, 이제는 카톡과 트위터, 페이스북, 그리고 인스타같은 소통수단들이 작은 스마트폰 속으로 모두 들어와 버렸습니다. 그래서 오늘은 영어로 '문자 메시지를 받았어'라는 표현을 기본 패턴으로 해서 몇가지 상황들을 정리해 봤습니다. 그녀에게 문자 메시지를 받았어 > I got a text message from her. 집에 잘 도착했다는 문자를 그로부터 받았어 > I got a text from him saying he arrived home safely. 배달물이 도착할 거라는 문자를 택배회사에서 받았어 > I g..
<양재동 맛집> 정금식당 : 삼겹살 삼겹살을 굽는 방법에 대한 오래된 신념 정금식당은 꽤 오래된 곳이다. 수많은 대한민국의 삼겹살집중에서 오랜 세월 성업중인 이유는 아마도 좋은 재료, 합리적인 가격때문일 것이다. 그리고 한가지 더 추가하자면, 대개 이런 집들은 밑반찬이 아주 특별하거나 김치가 맛있거나 그런 경우가 많다. 별거 아닌 것 같은 작은 차이가 사실은 영향을 미친다. 내가 기억하는 정금식당은 늘 손님들로 붐비고 꽤 시끄러웠고, 매우 넓었었다. 얼마전에 고등학교 동창모임이 있어서 오랜만에 찾아갔는데, 예전 있던 곳에서 그리 멀지 않은 곳으로 이전을 했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다. 옮긴지는 불과 몇달 되지 않은 듯 했다. 예전에 비해 많이 깔끔해진 모습인데, 크기는 엄청나게 줄었다. 그런 이야기는 그만하고, 뭐, 어쨌든 오늘은 삼겹살이다,..
박물관 특별전시 : 국립춘천박물관의 창령사터 오백나한전 오백나한의 미소 : 당신의 마음을 닮은 얼굴 이번 국립춘천박물관 방문은 나의 기대를 훨씬 뛰어넘는 것이었다. 애초에 직접 보고자 했던 한송사지 석조보살 좌상은 과연 마주하고 보니 하얀 대리석에 새긴 문수보살의 온화한 미소가 은은히 퍼져나오는 듯하였다. 야외 전시장인 현묘의 정원에 있는 태실 석함과 약절구도 좋았고, 특히 토기 전시실 한켠에 놓여있던 배모양 토기는 정말 '의외의 득템'이어서 따로 포스팅을 하지 않을 수 없었다. 그리고 오늘 소개하는 특별기획전인 '영월 창령사터 오백나한전'을 빼놓을 수 없다. 사실 전시내용을 대충은 알고 갔었지만, 이렇게 감동적일줄은 미처 예상치 못했다. 나한 (아라한, 阿羅漢, Arhat)은 수행을 통해 윤회의 굴레를 벗어난 불교의 성자를 총칭하는 단어다. 흔히 부처의 제..
<제주도 구석구석> 제주의 미소 : 서자복과 동자복 복신미륵 : 서자복, 동자복 이번 제주 여행은 조금 특별하긴 했다. 준비를 하면서 몇군데 둘러볼 곳을 정했는데, 그동안 제대로 살펴보지 않았던 향토문화재나 미술관을 여행 리스트에 우선적으로 올려놓았다. 그 중 첫날 가장 먼저 찾아보기로 한 것이 서자복, 동자복이다. 정식 명칭은 각각 복신미륵(福神彌勒) 서자복과 복신미륵 동자복이다. 굳이 미술사학적으로 이름을 붙히자면 석불입상이라 할 수 있다. 즉 돌로 만든 부처님의 입상인 셈인데, 이게 우리가 통상 알고 있는 불상과는 많이 다르다. 오히려 제주의 상징인 돌하르방과 많이 닮았다. 사실 돌하르방에 대해서도 많은 이야기를 할 수 있겠으나, 오늘의 주인공인 서자복, 동자복과 비교해서만 이야기 하자면 신앙적 의미가 크지 않은 돌하르방에 비해 서자복과 동자복은 부..
로마여행 : 테베레 강변 / 로마 대법원 로마 : 테베레 강과 로마 대법원 이방인으로서 여행을 이어가는 몇가지 유형이랄까, 혹은 여행을 대하는 태도나 방법에도 나름의 개성이 있는 것 같다. 사전에 치밀한 계획을 세우고 동선과 식사할 곳을 포함해 이미 작성된 촘촘한 일정표대로 미션 수행하는 방법도 있겠고, 아주 리버럴하게 그날 일어나서 발길 가는대로 휘적휘적 헤매는 스타일도 있을 것이다. 아마도 대부분의 사람들은 이 두 극단의 중간 어디쯤에서 적당히 타협하며 관광을 하고, 식사를 하고 그리고 드물게 예기치 못한 상황들을 맞닥뜨릴 것이다. 나 또한 예외는 아니어서 로마에 도착해서 둘러봐야 할 곳들을 대충은 선정해 두었다. 그중 로마 북쪽의 성천사성과 바티칸은 하루 일정으로 묶어서 둘러보기로 하였다. 계획대로 81번 버스를 탔다 살짝 우여곡절이 있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