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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외여행302

<일본 교토 여행> 니시키 시장 / 하나마루 우동 니시키 시장 두 번째로 교토를 방문한 날은 초봄이었는데 날이 많이 쌀쌀했다. 게다가 봄비 치고는 꽤 많은 비가 내려서 을씨년스럽기까지 했다. 간사이 공항에서 하루카 특급 열차를 타고 교토역에서 내릴 때까지 비는 그치지 않았다. 가장 먼저 한 일은 숙소에 짐을 부리는 일이었는데, 여기서 웃지 못할 해프닝이 있었다. 실제로 예약한 호텔과 내가 예약했다고 알고 있는 호텔이 달랐던 것이다. 기껏 찾아갔더니 예약자 명단에 이름이 없었던 거다. 알고 보니 같은 호텔 체인에서 운영하는 다른 지역의 호텔이었던 것, ㅠㅠ. 호텔 이름이 같고 뒤에 나오는 지역명만 다른 것을 제대로 확인하지 않고 예약해버린 멍청한 짓의 대가를 치러야 했다. 아무튼 우여곡절 끝에 예약한 호텔을 찾아 체크인을 하고 나니 시간이 꽤 지나버렸다...
<교토 동복사> 다경식당 : 따뜻한 한끼 동복사 (도후쿠지) 근처 다경식당 : 완탕 교토에서는 여유롭게 즐기지 못했다. 그게 맞는 표현이다. 아무것도 하지 않고 오로지 쉬고 뭉기적 거리는 여행이 있는가 하면, 살짝 업되어서 아침부터 이곳저곳 바지런히 돌아다니며 구경하는 여행도 있다. 성격으로 봐서는 전자의 여행을 훨씬 선호하는 편이지만, 교토에서는 그럴 수 없었다. 보고 싶은 사찰, 신사, 박물관, 정원이 너무나 많았기 때문이다. 일찍 서둘러서 시간을 효율적으로 배분하지 않으면 그냥 놓치고 후회할까 봐 마음이 급했다. 아침 일찍 시내에서 좀 멀리 떨어져 있는 평등원 (뵤도인)을 둘러보고 점심도 거른 채 전철을 타고 동복사로 향했다. JR 나라선 도후쿠 지역에서 내려 꽤 먼 거리를 걸어가야 했다. 가는 길에 점심을 먹으려 했는데, 조용한 마을 같..
<교토 가볼만한 곳> 니넨자카 / 산넨자카 교토의 골목 계단 : 니넨자카와 산넨자카 청수사와 더불어 교토를 방문하는 관광객이면 거의 예외 없이 둘러보게 되는 곳이 니넨자카, 산넨자카다. 청수사 (기요미즈테라)로 오르는 좁은 언덕길에 붙여진 이름으로 니넨, 산넨은 일본어로 각각 2년, 3년을 뜻한다고 한다 (자카는 고개, 언덕을 의미한다고...). 이 계단길에서 넘어지면 2-3년 이내에 죽는다는 다소 섬찟한 이야기로도 유명하다. 개인적으로 별로 재미있지도 않은 이야기인데, 사람들은 안 그런가 보다. 어쨌든, 그 유명한 청수사 입구까지 연결되는 길이고, 양쪽으로 좁은 언덕길과 계단을 따라 앙증맞은 기념품 가게와 카페, 찻집들이 즐비해서 구경하는 재미도 쏠쏠하기에 사람들이 많이 몰릴 수밖에 없는 구조다. 니넨자카, 혹은 산넨자카 솔직히 잘 구별은 안가..
<교토 가볼만한 곳> 청수사 (기요미즈데라) : 마구간의 추억 청수사 : 본전과 마굿간 청수사 (기요미즈테라)는 서기 778년에 세워졌다고 하니 헤이안 시대 초기에 해당된다.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에 등재된 사찰이고 본당과 무대는 일본의 국보다. 교토를 대표하는 이미지 중의 하나로 일 년 내내 관광객의 발길이 끊이지 않는 곳이기도 하다. 교토를 방문하는 사람 중에 이 청수사를 들르지 않은 사람은 거의 없을 것이다. 그래서였을까. 나는 이 청수사가 많이 부담스러웠다. 교토 최대의 관광 포인트라 당연히 가봐야 하는데 그게 무슨 의무감이나 과제처럼 느껴졌기 때문이다. 게다가 사람들로 북적이는 곳에 대한 나의 유별난 기피증도 한 이유가 됐다. 교토의 다른 절집, 가령 인화사나 고대사처럼 설레는 마음으로 즐겁게 기대하며 찾아갔다기보다는 미션 수행하듯 다녀왔음을 고백할 수밖에 ..
교토 경요리 전문점 : Sakon (佐近) 교토의 경요리(京料理) : 인화사 앞 Sakon 인화사 관람을 계획할 때 점심을 어떻게 해결할까 고민을 했었다. 그러다 경내에 식당이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다. 사찰 안내서에 화식처 (和食処) 범 (梵)이라는 표기를 보고 정말 반가웠다. 교토의 명찰인 인화사에서 절밥까지 먹을 수 있다니... 단순한 식사 이상의 의미를 가진 값진 문화 체험이 될 것이라고 기대를 했다. 그런데 막상 찾아가 보니 아주 많이 실망스러웠다. 고풍스러운 절집의 분위기와는 너무 다르게 시멘트 바닥에 철제 의자를 놓고 소바 정도를 팔고 있었다. 바깥에서 유리문 너머로 대충 식당을 보고는 아예 들어가지를 않았다. 거기서 밥을 먹었다가는 인화사에서 받은 감동이 다 날아갈 것만 같았기 때문이다. 사실 아직도 이 부분은 의문이다. 이 아름..
<교토 가볼만한 곳> 인화사 : 구소명신 (쿠소묘진) 구소명신 오늘 포스팅이 교토 인화사에 대한 마지막 포스팅이다. 돌이켜보니 교토의 사찰 중에서 가장 사진 숫자가 많고 포스팅도 많이 한 곳이 인화사인 것 같다. 그만큼 이 사찰은 사람을 매료시키는 힘이 대단하다. 그 매력의 본질은 건물이나 탑 같은 개별적인 건축물들이 아니라, 이들과 함께 어우러진 정원, 벚나무, 그리고 전각들 사이의 거리와 긴장감, 가람배치의 우아함들이다. 이제 마지막으로 소개할 인화사의 아름다운 건물은 구소명신이다. 절에 세워진 신사다. 뒤에 다시 설명하겠지만 신불합습의 단적인 예인 것이다. 사찰을 수호하는 아홉 신을 모셨다고 한다. 우선 눈길을 사로잡은 앙증맞은 전각 구소명신 본전 에도 초기에 세워졌다고 한다. 구소명신 본전에 대한 안내도 본전 신사중 가운데 건물 이세 신궁의 신을 모..
<교토의 사찰> 인화사의 전각들 : 종각 / 수괘 부동당 / 경장 인화사 : 종각, 수괘 부동당, 경장 인화사는 삼문부터 시작해서 어소 구역, 중문을 중심으로 한 관음당, 그리고 금당에 이르기까지 여러 차례로 나누어 소개하였다. 그만큼 규모도 크고, 전각도 많다는 의미다. 인화사는 다른 사찰들과는 달리 왕실과 관련된 문적 사원이라는 점에서 품격이 돋보인다. 아직도 소개해야 할 굵직굵직한 건축물들이 많다, ㅋㅋ. 오늘 소개할 곳은 인화사의 종각, 수괘 부동당, 그리고 경장이다. 금당을 중심으로 좌우에 있는 건축물들로 인화사의 가장 북쪽에 위치한 곳이라 할 수 있다. 인화사 종루 우리의 종루와는 많이 다르다. 한껏 멋을 부린 느낌... 종은 건물안에 모셔져 있는지 보이지 않는다. 종루 옆 벚나무 팻말과 설명까지 붙어있는 걸 보면 상당히 귀하게 대접받는 벚나무인 듯하다. 수..
<교토 가볼만한 사찰> 인화사 (닌나지) : 관음당 인화사 관음당 교토는 재작년과 작년 초에 두 차례에 걸쳐 다녀왔다. 그 후 코로나 사태로 인해 해외여행은 아예 발이 묶여버렸으니, 그 때가 얼마나 자유롭고 좋은 시절이었는지 새삼 느끼게 된다. 이미 한참 전에 방문했던 교토지만 아직 사진 정리도 제대로 못했다. 다 나의 귀차니즘 때문이지만 그래도 굳이 변명을 하자면, 잘 찍지도 못하는 사진을 욕심내서 숫자만 많이 채웠기에 분류하는 데만도 시간이 꽤 걸렸던 점도 있다. 가령 일본의 문적 사원인 이 인화사만 해도 어전 구역, 가람 구역 나누고 이왕문, 중문, 금당 등등을 모두 찍어댔으니 양이 엄청나다. 거기에 3월과 6월 두 차례 모두 방문한 곳이다 보니 더욱 그러하다. 결국 포스팅도 몇 차례에 나누어서 하고 있다. 오늘이 인화사로서는 세 번째 올리는 글인데..
<교토의 인상> 교토에서의 첫 식사 교토 첫 날 사실 오늘 포스팅할 내용은 딱히 없다. 음식이나 관광지 등 특정 주제에 관한 것이 아니라는 얘기, ㅋㅋ. 그렇다고 아무 의미가 없지는 않다. 처음 교토에 도착한 날의 일정이라고 하면 되겠다. 사실 내가 처음 일본에 가본 것은 초등학교 2학년쯤 되었을 때다. 아버지가 미국에 연구원으로 계셨기 때문에 가족이 미국 생활을 잠시 했었는데, 돌아오는 귀국길에 일본에 들러서 하루 묵었었다. 그 때는 도쿄였다. 모든 것이 정돈되고 깔끔했던 기억이다. 그 후 일본에 별다른 관심 없이 살아왔다. 그러다가 나이를 꽤나 먹어 가면서 도자기의 아름다움에 눈을 뜨게 되었고, 우리 한국의 도자기에 대한 공부가 깊어질수록 자연스레 일본의 도자기에 관한 자료도 이것저것 찾아보기 시작했다. 임진왜란 때 일본이 우리나라 도..
교토의 명찰 : 천룡사 (덴류지) 천룡사 : 일본식 정원 / 방장 / 치쿠린 천룡사는 교토 서쪽에 있는 대표적인 사찰이다.  고다이조 천황의 진혼을 위해서 창건되었고 몽창 국사를 개산조로 한다는 설명은 그저 참고 정도 하면 될 듯하다. 그보다는 이 사찰이 위치한 아라시야마가 헤이안 시대 귀족들의 별장 지대였고, 천룡사는 일본의 대표적인 선종 사찰로서 아름다운 정원을 가진 유네스코 문화유산이라는 사실은 기억해둘 필요가 있다. 천룡사가 위치한 교토의 서쪽 사가 아라시야마의 죽림(치쿠린) 또한 꼭 둘러보아야 할 명소다. 천룡사 가는 길에 도월교 (도케츠 교)라는 목조 다리가 있다. 도월교에서 바라본 가쓰라 강 구리천룡사 경내로 들어보면정면으로 보이는 건물이다.일종의 요사체다.  경내 안내도에도 없는 건물이다.울타리가 쳐져서 가까이 접근하기 어..
<교토의 사찰> 광륭사 : 쇼토쿠 태자와 목조 반가 사유상 광륭사 (고류지) 교토 방문 첫날, 가장 먼저 찾아간 곳이 광륭사 (고류지)다. 교토에서 가장 오래된 절로 신라에서 건너온 도래인 하타씨 (진하승)가 세웠다는 기록이 일본 사기에 있다. 이 고찰은 여러 가지 면에서 의미가 깊다. 우선 고류지는 일본에 불교를 도입하고 발전시킨 성덕태자 (쇼토쿠 태자)를 신앙의 대상으로 모신 절이다. 우리에게는 신라계 도래인이 일본에 세운 절이라는 의미 이외에, 일본 국보 1호인 목조 반가사유상을 볼 수 있는 곳이라는 점에서 남다르다. 조금 설명을 부연하자면 이 목조 반가사유상은 우리의 국보 83호인 금동 반가사유상과 매우 흡사한데, 제작자가 누구냐에 대해 학자들 간에 논쟁이 뜨겁다. 쇼토쿠 태자 사망 후 신라에서 사신이 들어오면서 불상 1구를 포함해 금탑, 사리 등을 가져..
<교토 여행> 기온 거리 / 야사카 신사 기온 거리 / 하나미코지 / 야사카 신사 교토를 여행하는 사람이라면 이 유서 깊은 도시의 중심이라고 할 수 있는 기온 거리를 한 번쯤은 걷게 될 것이다. 옛 정취를 물씬 발산하는 전통 상점들이 늘어서 있는 기온 지역은 곧게 뻗은 시조 도리를 중심으로 아기자기하고 특색 있는 작은 골목길들이 서로 교차하며 이어진다. 차, 절임류, 화과자 등의 먹거리와 다양한 전통 공예품을 파는 상점들로 하루 종일 활기찬 곳이다. 이 거리를 오가는 사람들 중 상당수가 관광객인 것을 보면 기온 거리는 교토의 확고한 관광지이자 상업 중심지임이 틀림없어 보인다. 매년 7월에 열리는 일본의 대표적인 민속 축제인 기온 마츠리도 이곳에서 열린다. 골목길에는 마이코, 게이샤가 나오는 고급 요정들이 즐비하고 확인하지는 못했지만 가부키 극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