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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외여행296

<이탈리아 자동차 여행> 볼게리 사람들, 와이너리 슈퍼토스카나의 고향 슈퍼 토스카나의 명성을 익히 들어서 알고는 있었지만, 이번 일정에 볼게리를 넣은 것은 불가피한 측면도 있었다. 로마를 둘러보고 다시 프랑스로 넘어가기 위해서는 이태리 북서쪽 길을 타고 갈 수 밖에 없었는데, 이 거리가 하루에 가기에는 무리가 있는 거리다. 결국 중간에 쉬어갈 수 있는 곳이 필요했고, 볼게리는 중간 기착지로서는 아주 좋은 조건을 가지고 있었다. 하지만 온통 포도밭만 있다면 많이 심심할 수도 있겠다는 생각을 한 것도 사실이다. 결국 그런 우려는 말그대로 쓸데없는 걱정이었다는 것을 바로 확인할 수 있었지만 말이다. 오히려 나는 슬로우 시티를 고대하고 있었던 것 같다. 로마에서 수시간을 달려서 조용하고 한적한 볼게리에 입성했다. 가벼운 바람, 따뜻한 햇살, 인적이 드문 볼게리..
<이탈리아 자동차 여행> 볼게리 (Bolgheri) : 슈퍼 토스카나 와인의 고향 볼게리 (Bolgheri) 아침 일찍 로마를 벗어나 북서쪽으로 차를 몰았다. 목적지는 볼게리. 차로 세시간이 조금 넘는 거리다. 볼게리는 유명한 유적지나 특별한 관광거리가 있는 곳은 아니지만, 소위 슈퍼 토스카나라는 별칭을 가지고 있는 이태리의 유명한 와인 산지이다. 와인에 관심이 있는 사람에게는 일종의 순례지처럼 큰 의미를 가질 수 있으나, 아무래도 자동차 없이 여행하기에는 다소 불편한 점이 있다. 슈퍼 토스카나의 명성은 익히 들어왔기에 이번 여행 일정에 1박을 끼워 넣었는데, 지금와서 생각하니 하루로는 많은 아쉬움이 남는 곳이다. 풍성하고 화려한 와인향 말고도 이곳은 감동적인 사이프러스 길, 낮은 포도나무가 끝없이 펼쳐지는 와이너리, 이태리 서부 해안의 아름다운 풍광, 그리고 맛있는 요리와 함께, 지..
<이탈리아 로마> 안티코 카페 그레코 (Antico Caffe Greco)와 스페인 광장 오래된 카페 / 스페인 광장 / 이태리 맥주 로마에서의 일정도 끝나가고 있었다. 삼박사일은 짧다면 짧고 생각에 따라 길수도 있는 시간이다. 오후 마지막 일정은 스페인 광장에서 끝내기로 했다. 여행을 준비하면서 스페인 광장을 검색하면 자주 언급되는 곳이 안티코 카페 그레코라는 커피 전문점이었다. 문을 연지가 이백년이 넘고 괴테나 니체같은 역사적 인물들이 자주 찾았다는 소개가 뒤따랐다. 사실 커피에 대해 잘 모르고, 유명인이 다녀갔다는 음식점이나 카페에 별다른 감흥은 없다. 그래서 당연히 방문 리스트에는 없었다. 그런데 스페인 광장의 돌계단이 지척인 곳에서 우연히 이 곳이 눈에 들어왔다. 로마 이후의 일정도 간단히 체크하고 카페 구경하면서 커피 한잔 하는 것도 나쁘지 않을 듯 하여 들어가봤다. 다행히 기다려..
<이탈리아 로마 여행> 트레비 분수와 스페인 광장 트레비 분수 / 스페인 광장 역사적 명소나 관광지, 유물에 얽힌 재미있는 내력이나 일화는 맛있는 음식에 더해지는 양념같은 것이다. 사람들의 흥미를 유발해서 관광하는 재미를 더해준다. 오래도록 기억에 남게 하는 기능도 있다. 하지만 때로는 이 양념이 너무 강조되어 본말이 전도되는 경우도 종종 있다. 트레비 분수와 스페인 광장도 마찬가지다. 트레비 분수를 등지고 동전을 던져 넣으면 다시 로마에 올 수 있다는 이야기는 가장 훌륭한 스토리텔링의 하나라고 생각한다. 이 재미난 속설에는 방문객의 잔잔한 희망를 살짝 도발하는 재치와 함께 로마에 대한 이탈리아인의 문화적 자부심도 숨어있다고 나는 생각한다. 스페인 광장은 또 어떤가. 영화 의 여주인공 오드리 헵번이 광장 계단에서 아이스크림을 먹던 이미지는 스페인 광장을..
<로마 가볼만한 곳> 판테온 : 모든 신들에게 바쳐진 신전 판테온 (Pantheon) 로마에서의 여정도 어느덧 막바지를 향해 가고 있었다. 로마는 이번 여행에서 가장 오래 머물렀던 곳이다. 그럼에도 3박 4일의 시간이 그리 충분하지 않았음은 물론이다. 렌트가로 이동했기에 일정을 탄력적으로 운용할 수 있기는 했으나, 도착하는 날과 떠나는 날 빼고, 카피톨리니 박물관에서 한나절 이상을 보내고 나니, 나머지 둘러볼 곳들은 좀 빡빡하게 움직여야 했다. 너무 욕심부리지 말자고 스스로에게 다짐했지만, 그렇다고 그냥 포기하기 어려운 곳들이 있었다. 판테온도 그 중 하나다. 서양의 고대 건축물에 대해서는 아는 것이 아무것도 없지만, 그래도 최고의 건축물중 하나로 인정받는 판테온은 한번쯤 꼭 보고 싶었다. 뿐만 아니라 나에게 판테온, 이라는 뜻을 가지고 있는 이 건축물은 로마가..
로마 가볼만한 곳 : 나보나 광장 / 캄포 마르치오 거리에서의 맛없는 식사 나보나 광장 주변 로마에서는 날씨가 좀 변덕스러웠다. 금방 해가 났다가도 이내 후두둑 꽤나 굵은 빗방울이 쏟아지기를 반복하는 경우가 많았다. 이제 로마에서의 일정도 후반 끝을 향해 나아가고 있었다. 어느정도 이 도시에 익숙해져 가는 느낌도 있었다. 판테온을 보기위해서는 조금 걸어야 했다. 동선을 확인해보니 중간에 나보나 광장이 있어서 우선 이곳을 먼저 보기로 했다. 시간상 점심도 그 주변에서 해결하는 것이 맞았다. 그렇게 한동안 골목길을 따라 걸었다. 무심코 모퉁이를 돌자 책장의 페이지를 넘기며 나타나는 화보처럼 거기 눈앞에 나보나 광장이 있었다. 광장이 어디 도망가는 것도 아닌데 난 일단 사진부터..ㅋㅋ. (이 버릇을 고쳐야 하는데 잘 안된다. 먼저 마음에 담고 느낀 후에 사진 찍어도 아무 문제 없는데..
<바티칸> 베드로 광장에 서 있는 오벨리스크 베드로 광장 (산피에트로 광장) 로마 가톨릭의 총본산인 바티칸을 모르는 사람은 없을 것이다. 천주교 신자가 아니더라도 로마를 방문한 사람이라면, 수박 겉핥기식으라도 바티칸을 일정에 넣기 마련이다. 나 역시 이 암묵적인 법칙을 거스를만큼 자아가 강하지 못하기에 로마 일정에 한나절 정도는 바티칸 둘러보기에 할애하였다. 하지만 고심끝에 바티칸 박물관 관람은 포기하였다. 세계 3대 박물관의 하나이지만 이번에는 그저 베드로 광장과 성전만을 바깥에서 잠시 둘러보기로 결정한 것이다. 특별한 이유는 없다. 굳이 이유를 생각해보면, 거의 몇시간을 줄을 서서 들어가는 과정은 그렇다쳐도, 거대한 관람인파에 휩쓸려 이리저리 떠돌이 관람하는 것에 대한 거부감이 있었던 것 같다. 작품을 감상하는 대신, 그 날 거기에 있었다는 사..
<로마 가볼만한 곳> 성천사성 (Castel Sant'Angelo) 성천사성 (산탄젤로 성) 성천사성은 산탄젤로 (Castel Sant'Angelo)를 우리말로 옮긴 명칭이라고 할 수 있다. 본질적으로 이 건축물은 중세시대의 성채다. 그러나 역사를 보면 다양한 용도로 사용되어 왔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애초에 이 곳은 고대 로마 황제의 무덤이었다고 한다. 그 후 군사적인 요새로 그 용도가 바뀌었다가 14세기경 교황청이 접수하였다. 성천사성이라는 명칭은 흑사병과 관련이 있다. 흑사병 퇴치를 위해 당시 교황이 기도하던 중, 이 성채위로 나타난 대천사 미카엘의 환영을 보게 되었고 그 후 전염병이 사라졌다고 한다. 이 사건을 기념하기 위해 이 곳을 성천사성으로 부르게 되었다. 현재의 공식 명칭은 이태리 국립 군사박물관이다. 이처럼 성천사성의 내력은 그 자체로 역사가 되었다. 건..
로마여행 : 테베레 강변 / 로마 대법원 로마 : 테베레 강과 로마 대법원 이방인으로서 여행을 이어가는 몇가지 유형이랄까, 혹은 여행을 대하는 태도나 방법에도 나름의 개성이 있는 것 같다. 사전에 치밀한 계획을 세우고 동선과 식사할 곳을 포함해 이미 작성된 촘촘한 일정표대로 미션 수행하는 방법도 있겠고, 아주 리버럴하게 그날 일어나서 발길 가는대로 휘적휘적 헤매는 스타일도 있을 것이다. 아마도 대부분의 사람들은 이 두 극단의 중간 어디쯤에서 적당히 타협하며 관광을 하고, 식사를 하고 그리고 드물게 예기치 못한 상황들을 맞닥뜨릴 것이다. 나 또한 예외는 아니어서 로마에 도착해서 둘러봐야 할 곳들을 대충은 선정해 두었다. 그중 로마 북쪽의 성천사성과 바티칸은 하루 일정으로 묶어서 둘러보기로 하였다. 계획대로 81번 버스를 탔다 살짝 우여곡절이 있었..
<로마 가볼만한 곳> 로마의 재래시장 : 캄포 데 피오리 (Campo de Fiori) 캄포 데 피오리 광장과 노천식당 인터넷에서 캄포 데 피오리를 검색하면 로마의 재래시장이라고 소개되어 있다. 내용을 잠깐 인용하면 캄포 데 피오리는 이태리어로 이라는 뜻이라고... 그래서 그런지 이곳은 특히 꽃을 파는 상점이나 노점이 많다. 사실 로마에 관광할 거리가 부족해서 굳이 이곳을 찾은 것은 아니다. 유명한 곳 위주로만 한다면 아마도 이곳은 우선 순위에서 밀려도 한참을 밀릴 수 밖에 없을 것이다. 외국을 나갈 기회가 있을때 반드시 찾아가 보려고 하는 곳은 박물관이고, 그만큼은 아니지만 가능하면 시장도 한번 구경하려고 노력하는 편이다. 박물관이 그 곳 사람들이 살아온 내력, 그들의 사고방식이나 행동을 규정하게 된 어떤 동인(動因)을 이해하는 곳이라면, 시장은 그야말로 하루하루의 삶을 살아가는 역동적인..
로마 여행 : 로마시내의 베트남 음식점 / 베네치아 광장에서의 점심 베트남 쌀국수 / 진실의 입 / 노천 식당 로마는 처음 도착한 때부터 살짝 일이 꼬였다. 지금와서 생각해보면 대수롭지 않은 일이지만, 일요일에 도착하는 바람에 로마 관광과 대중교통 이용에 필수적인 로마패스를 구하기가 어려웠다. 가장 일반적인 구입처인 타바키가 전부 문을 닫아버렸기 때문이다. 버스나 메트로 이용에 실제로 불편을 겪은 문제도 있었지만, 로마패스를 빨리 확보해야한다는 심리적 압박 혹은 조바심때문에 더 피곤했을 수도 있다. 어쨌든 우여곡절 끝에 로마패스를 구입하고 로마의 도심을 좀 걷다보니 곧 몸에 무리가 왔다. 하긴 2주이상 계속된 여행으로 여독이 쌓일 때도 됐다. 게다가 비도 오락가락하고 후덕지근 날씨로 인해 가뜩이나 안좋은 몸 컨디션이 급기야 식은땀이 베어나오고 약간 메스꺼움이 느껴지는 지..
<로마 가볼만한 곳> 카피톨리니 박물관 : 비너스상 카피톨리니의 비너스 카피톨리니 박물관은 주로 고대 로마시대의 조각상들을 소장하고 있는 로마의 박물관이다. 백과사전식으로 다양한 시대, 다양한 장르의 문화재들이 즐비한 루브르나 메트로 폴리탄 박물관, 혹은 근대 회화작품들에서 독보적 위치를 차지하고 있는 오르세만큼의 지명도를 가지고 있지는 않지만, 컬렉션의 전문성이랄까 집중도와 수준은 세계적이라고 해도 크게 과언은 아닐 것이다. 소장된 유물만으로도 이미 훌륭한 박물관이지만 문화사적으로는 최초의 박물관이라는 타이틀도 가지고 있다. 지난번에 이어 이 유서깊은 박물관의 유물중 내 맘속에 각인된 유물들을 몇개만 간단히 소개하고자 한다. 역시 가장 인상 깊에 관람했던 유물은 그 유명한 카피톨리니의 비너스 (Statue of Aphrodite)였다. 서기 2세기에 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