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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술관44

미술이 문학을 만났을 때 : 국립현대미술관 특별전 <이인행각> 국립 현대미술관 특별전 특별전의 제3 전시실에 붙은 제목은 이다. 1930-50년대를 풍미했던 문인들과 화가의 개별적인 인연을 테마로 전시를 꾸몄다. 시인 백석과 당대 최고의 장정가였던 정현웅의 만남을 비롯해 소설가 이태준과 화가 김용준 등 당시 예술가들의 교우를 엿볼 수 있다. 이와 함께 이들 다음 세대에 해당하는 화가들의 작품이 이어지는데, 이들은 화가이면서도 문학적 재능 또한 뛰어났던 인물들이었다. 소녀상, 정현웅, 1928 / 정현웅은 당대 최고의 장정가이자 삽화가 이기도 했다. 백석 글, 정현웅 그림, 여성 제3권 제3호, 조선일보사, 1938.3 아단문고 제공 / 백석과 정현웅의 인연은 조선일보 출판부에서 시작된다. 이들은 조선일보에서 발행하는 잡지 의 편집자로 함께 일했다. 정현웅이 그린 백..
미술이 문학을 만났을 때 : 국립현대미술관 특별기획전 <지상의 미술관> 미술이 문학을 만났을 때 : 국립현대미술관 덕수궁관 이번 전시는 총 4개의 세션으로 나뉘어 각 세션마다 독립된 전시공간에서 진행되었다. 국립현대 미수관의 특별기획전 의 두 번째 주제인 은 제2 전시실에서 펼쳐졌다. 한마디로 요약하자면 우리나라 근대의 인쇄 미술에 대한 소개, 집대성이라고 할 수 있다. 시기는 1920-1940년대가 중심이다. 민간 신문사들을 중심으로 엄청난 인기를 누렸던 신문소설의 문인들, 그리고 삽화가들이 망라되었다. 신문의 자매지로 시작된 잡지의 등장도 우리 근현대 문화사의 빼놓을 수 없는 장면이다. 이번 전시는 당시에 발행되었던 잡지의 표지 그림, 도안, 글씨를 꾸미는 장정에 대해서도 관심을 가지고 비중있게 다루었다는 점에서 의의가 크다는 생각이다. 제2 전시실 / 무슨 독서실 같은..
미술이 문학을 만났을 때 : 국립현대미술관 특별기획전 <전위와 융합> 미술이 문학을 만났을 때 : 국립현대미술관 덕수궁관 너무나 많은 기대를 하고 찾아가는 전시가 있고, 그렇지 못한 전시가 있다, 살다 보면, ㅋㅋ. 국립현대미술관 덕수궁관에서 열린 라는 전시회는 후자였다. 굳이 이유를 들자면 이름이 마음에 들지 않았다. '뭐가 뭐를 만났을 때'라는 문구가 싫었나 보다. 영화 가 연상되기도 하고, 무슨 허접한 식품 광고가 생각나기도 했다. 조금 더 트집을 잡자면, 미술이 문학과 만날 필요가 있나, 하는 그런 생각도 있었다. 전혀 다른 두 예술의 영역을 억지로 어설프게 끌어들여 서로 엮어보려 했나 하는 의심을 한 것이다. 그래서 내키지 않아 하며 전시장을 찾았다. 그러나 이제 그런 생각이 다 잘못이었음을 밝힐 수밖에 없다. 이 전시를 놓치지 않아 정말 다행이다. 내용, 기획,..
<서울 가볼만한 곳> 서울시립미술관 서소문 본관 이불 / 허스토리 리뷰/ 컬렉션-오픈 해킹 채굴 오랜만에 방문한 서울시립 미술관은 상설전시인 전을 제외하고도 3개의 특별전이 열리고 있는, 그야말로 전시의 풍년이었다. 이불의 초기 작품을 위주로 한 , 팔십년대 여성 작가들의 작품을 주제로 한 , 그리고 설명과 해설을 들어도 도무지 무슨 의미인지 끝내 이해하지 못했던 전이 그것이다. 이 중 내 눈과 마음을 붙잡아 두었던 작품들의 사진을 올려본다. 전시회별로 전시의도나 주제에 작품을 맞추어 이해하기보다는, 그저 개별의 작품이 가지는 개성과 예술적 성취에 주목하려고 했다. 사실 앞서도 말했지만, 전시를 기획한 이들의 깊은 뜻을 이해하기에는 내 내공이 턱도 없이 모자랐기 때문이고, 거대 주제를 구성하는 수단이 아닌, 이미 스스로 빛나는 개별 작품의 아름다움에 ..
<조선일보 미술관> 한국 현대미술 거장전 : 더 오리지널 조선일보 미술관 : 한국현대미술 거장전 얼마 전 다녀온 전시회를 소개한다. TV 조선이 개국 10주년을 기념해서 아트 조선과 함께 기획한 전시회 ... 제목처럼 한국 현대 미술을 대표하는 거장 5명의 작품을 선보인다. 김환기, 유영국, 박래현, 이우환, 그리고 김창열의 회화, 판화, 드로잉까지를 아우르는 의미 있는 전시라고 할 수 있다. 초대된 작가들의 대중적 인지도, 한국 회화사에서의 입지 등을 고려할 때 거장이라는 칭호가 전혀 과장이 아님은 물론이다. 개인적인 취향에 따른 다소간의 호불호는 있을 수 있겠다. 이 포스팅에서 다섯 명의 화가 중에 김환기, 유영석, 박래현의 작품만을 소개하는 것도 그런 이유에서다. 서리온 저녁 박래현 1958 새 종이에 채색 박래현 1958 자유 B 종이에 채색 박래현 1..
<강원도 미술관> 바우지움 조각미술관 : 주말에 다녀오기 좋은 곳 바우지움 조각 미술관 멀리든 가까이든 여행은 사람을 설레게 한다. 일상에서 일탈한 자유스러움은 여행이 주는 즐거운 본질 중 하나임이 분명하다. 다만 그 의미가 사람마다 조금씩 다를 수 있겠다는 생각은 든다. 멋진 경치를 보고 좋은 사람들과 맛있는 음식을 나누는 것일 수도 있고, 자신의 내면을 탐구하며 느끼는 정신적 성장과 해방감에서 자유를 느낄 수도 있을 것이다. 나는 거창한 이유를 달고 여행을 하지는 않지만 가능하면 박물관이나 미술관 관람을 일정에 하나 정도는 꼭 끼워 놓으려고 노력한다. 특별한 이유는 없고, 그렇게 하면 그저 기분이 좋아지기 때문이다. 나에게 여행이 주는 자유는 맛있는 향토 음식과 소박한 전시실에서 만난 목조 조각, 혹은 이빨 빠진 허름한 해주백자다. 이번 강원도 여행은 강릉과 속초 ..
<양구 가볼만한 곳> 박수근 미술관 특별전 : 박수근과 박완서 박수근 미술관 : 사실 오늘 할 이야기가 많다. 그런데 머리 속에서 아직 정리된 것은 없고...ㅋㅋ. 그래서 그냥 생각나는 대로 두서없이 키보드 자판이 가는 대로 이야기를 써내려 가도록 하겠다. 박수근 미술관은 이번이 세 번째 방문이다. 첫 번째는 눈이 많이 내린 겨울이었는데, 고요한 분위기에 첫 방문이라는 설레임까지 겹쳐서 정말로 환상이었다. 당시로서는 생소하기만 했던 미디어 아트를 접한 것도 충격적인 감동이었다. 빈센트 반 고흐의 작품들을 주제로 한 미디어 아트를 아무도 없는 전시실에서 만끽했던 경험은 앞으로 다시 하기 어려울 것이다. 이번 방문은 강원도 쪽으로 여행을 왔다가 집으로 가는 길에 들른 것이다. 특별전에 대한 아무런 사진 정보 없이, 그저 예전에 방문했을 때의 기억을 반추하면서, 겨울이 ..
<오사카시립 동양도자 미술관> 한국의 도자기 : 분청사기 분청사기 우리의 고려청자, 분청사기, 백자는 중국이나 일본과는 전혀 다른 우리의 정서와 멋을 유감없이 표현해내는 뛰어난 도자기들이다. 우리 도자기중 무엇하나 소중하지 않은 것이 없으나, 개인적으로 가장 좋아하는 것은 분청사기다. 투박한 기형, 어느 것에도 구애받지 않고 자유롭고 호방하며 창의적인 문양들, 다양한 제작 기법(상감, 조화, 박지, 철화, 귀얄, 덤벙)이 어우러지는 분청사기는 형식과 틀에 얽매이지 않는 예술혼을 보는 것 같아 볼때마다 감동을 받는다. 오사카시립 동양도자 미술관의 한국 도자기들은 하나 하나가 모두 국보급 명품이지만, 그 중에서도 분청사기 컬랙션은 아마도 세계 제일이 아닐까 생각한다. 도자기 하나 하나를 수집했던 이병창 박사의 수고와 집념을 가장 강하게 느꼈던 곳도 이 박물관의 분..
<당진 가볼만한 곳> 아미 미술관 아미미술관 아침에 일찍 출발해서 국립충주 박물관을 비교적 꼼꼼히 살펴보고, 초정리 묵집에서 온묵밥에 막걸리까지 한 잔 걸쳤으니, 사실 이 날 당일치기의 목적은 충분히 달성하고도 남은 것이었다. 다만 처음 동선을 기획할 때, 서울로 올라오는 길에 당진을 잠깐 들리는 것도 그리 나쁘지 않을 것 같다는 생각을 했다. 차가 많이 막히지 않고 시간적인 여유가 있다면 말이다. 당진에서 저녁을 먹을 수 있는 곳을 먼저 검색해서 정한 후에, 그 때까지 한두시간 보낼 수 있는 마땅한 곳을 찾아보니 아미 미술관이라는 곳이 있었다. 폐교된 초등학교 건물을 개조해서 만든 사설 미술관인데, 일반에 알려진 바로는 그저 '사진 찍기 좋은 미술관'이었지만 상설전시 외에 특별전시, 기획전들을 비교적 활발하게 개최하는 곳이었다. 매표소..
국립현대미술관 개관 50주년 기념전 : <광장 : 미술과 사회 1부> 국립현대미술관 덕수궁관 지난번 포스팅에 이어 나머지 작품들에 대한 소개를 이어간다. 국립 현대미술관 개관 50주년을 맞아 이라는 상징을 차용해서 라는 주제를 다룬 것이 이번 전시의 대체적인 얼개라고 볼 수 있겠다. 미술작품을 통해 대한민국의 역사를 짚어보고자 하는 기획 의도가 읽힌다. 해방, 좌우의 이념대립의 소용돌이 속에서 고뇌하고 때로는 이념을 강요당했던 예술인들의 삶의 흔적이 그림을 통해 투영된다. 한가지 아쉬운 점이라면, 기획자가 의도했든 그렇지 않든 무관하게, 전시된 작품속 인물이나 작가들이 대부분 좌익이거나 월북한 경우가 많다는 점이다. 작가의 이념때문에 작품이 폄하되는 것이 있을 수 없는 일이듯, 거꾸로 뭔가 덕을 보는 것 같은 느낌이 드는 것도 이 모든 것에 대한 예의가 아닌 것이다. 기계..
국립현대미술관 개관50주년 기념전 <광장 : 미술과 사회 1900-2019> 1부. 1900-1950 국립현대미술관 덕수궁관 전시회의 이름이 상당히 길다. 국립현대 미술관이 개관한지 올해로 50년이 되어다고 한다. 이를 기념하여 대대적인 전시회를 열었는데, 공식적인 전시회의 이름은 '국립현대미술관 개관50주년 기념전 '이다. 제목에서 보는 것처럼 사회성이 짙고 역사적, 정치적 담론에 대한 고민의 흔적도 엿보이는 듯 하다. 전시 방식도 특이하다. 1900-2019년에 이르는 기간을 셋으로 나누어서 190-1950년까지에 해당되는 작품들을 광장1부로 덕수궁관에서 전시하고 2부 (1950-2019년)는 과천관에서, 그리고 3부 (2019)는 서울관에서 동시에 전시한다. 개인적으로 1부의 작품들에 관심이 있어서 오랜만에 덕수궁 나들이를 하였다. 오늘은 그 중 일부 작품들에 대해서 우선 포스팅한다. 마침 덕수궁 ..
<부암동 가볼만한 곳> 석파정 서울미술관 : 교양수업 단편 전시회 : 교양수업 서울 미술관은 좀 독특한 미술관이다. 정식 이름은 석파정 서울미술관... 석파정은 대원군 석파 이하응의 별서였다. 석파 문화원에서 운영하는 서울 미술관은 본관과 신관외에 석파정을 포함하기에 통합 입장권을 끊으면 석파정까지 함께 둘러볼 수 있다. 참신하고 다양한 전시를 활발하게 기획하는 미술관으로 주로 현대미술을 전시하지만 오늘 소개하는 전시는 조금 다르다. 방문당시 메인 전시는 라는 재미있는 제목의 현대미술전, 그리고 하비에르 전이었지만 정작 내 발걸음을 오래도록 붙잡아 둔 것은 라고 명명한 소규모 전시였다. 그 중에서도 다시 이라는 소제목으로 우리나라의 근현대 작가들의 작품을 모아놓은 전시실이 있었는데, 그 작은 공간에서 맞닥뜨린 작품들은 하나하나가 그냥 지나칠 수 없는 것들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