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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시79

<제주도의 미술관> 기당 미술관 : 변시지, 폭풍의 화가 기당 미술관 : 황토 바탕, 검은 선의 제주 정방폭포 앞에 있는 왈종 미술관을 관람한 후에, 바로 차를 몰아 기당 미술관으로 향했다. 이곳은 사실 이번이 두 번째 방문이다. 고려대학교 박물관에서 근현대 작품들을 관람하다가 변시지라는 작가를 처음 알게 됐고, 그후 자연스럽게 그의 주요 작품 대부분을 소장하고 있는 기당미술관을 찾게 되었다. 깊은 감동을 받았던 기억이 아직도 생생하다. 이번 방문은 옛 친구와 함께였는데, 본의 아니게 도슨트 비슷한 것을 해야 하는 역할을 맡게 되어 왈종 미술관과 기당 미술관을 한데 묶어서 휘리릭 댕겨왔다. 내심 두 작가를 대비시켜 설명하고 싶은 마음이 있었던 것도 사실이다. 기당미술관은 1987년 재일교포 사업가였던 기당 강구범 선생이 건립하여 제주에 기증하였다. 이런 얘기 ..
<서울의 박물관> : 호림박물관 신사분관 : 아름다운 우리 도자기 명풍 도자기 : 청자 / 분청사기 / 백자 호림 박물관은 일 년에 몇 번씩은 찾게 되는 곳이다. 유물에 대한 깊은 이해와 통찰력이 돋보이는 호림의 특별전은 늘 새로운 감동을 준다. 최근에는 일주일 간격으로 두 번을 찾았다. 기획전 을 관람했던 것인데, 처음은 혼자서, 두 번째는 가족과 함께 했다. 호림박물관은 특별 기획전과는 별개로 상설전을 4층에 마련해 두는데, 주로 도자기가 전시되어 있다. 하나같이 어마어마한 명품들이다. 이미 오랜 기간에 걸쳐 여러 번 보았지만 볼 때마다 새롭다. 조금씩 전시 유물이 교체되기에 그걸 알아보는 재미도 있다. 넓지 않은 전시실에 고르고 고른 도자기들이 위풍당당하게, 때로는 수줍은 듯, 아름다운 자기만의 빛을 발하고 있다. 시대순으로 청자, 분청사기, 그리고 백자의 순서대..
<서울 옥션> 이중섭 / 김환기 / 박생광 / 이인성 강남 센터 전시장 미술품 경매를 전문으로 하는 회사는 생각보다 많다. 하지만 대규모의 경매를 지속적으로 수행할 수 있는 곳은 케이 옥션과 서울옥션이 대표적이다. 특히 서울 옥션은 미술품 경매 회사로는 유일하게 주식시장에 상장되어 있는 회사다. 당연히 회사의 규모는 국내 제일이라고 할 수 있다. 경매에 나온 작품들을 직접 볼 수 있는 전시장은 강남에 있는데 경쟁 회사인 케이옥션 전시장과는 지척이다. 걸어서 5분도 안 걸린다. 그래서 대개 두 곳 전시장을 동시에 둘러보는 경우가 많다. 케이 옥션 전시장이 본관과 별관으로 나뉘어 있는데 반해, 서울 옥션은 한 건물에 몇 개 층에 걸쳐서 경매 작품들이 전시되어 있다. 서울옥션 강남 전시장 / 이중섭, 샤갈, 유영국, 요시모토 나라, 김환기, 이우환의 작품들이 보..
미술이 문학을 만났을 때 : 국립현대미술관 특별전 <화가의 글 그림> 국립 현대미술관 덕수궁관 특별전 흔히 예술을 문학, 음악, 미술 등으로 구분하고 있지만, 생각해보면 그건 단지 인위적인 분류일 뿐, 인간이 추구하는 예술에 대한 원형은 본질적으로 같다. 미술이라는 영역만을 놓고 보더라도 그 안에 너무 광범위한 표현 방식을 모두 포함하고 있어서 기법이나 매체로 예술을 구분하는 것은 더 이상 큰 의미가 없다는 얘기다. 회화, 조각, 혼합재료, 심지어 설치미술이나 퍼포먼스까지 가면 연극과의 구별도 없어지기에 예술의 장르를 구분할만한 절대적인 기준은 아예 처음부터 없었는지도 모른다. 그림이든, 음악이든, 혹은 소설이든 인간이 가진 내면의 아름다움과 고통, 삶의 의미를 담아내는 예술의 본질에 집중할 때다. 그런 면에서 그림을 잘 그리는 가수, 문학적 소질이 출중한 화가가 많은 것..
미술이 문학을 만났을 때 : 국립현대미술관 특별기획전 <지상의 미술관> 미술이 문학을 만났을 때 : 국립현대미술관 덕수궁관 이번 전시는 총 4개의 세션으로 나뉘어 각 세션마다 독립된 전시공간에서 진행되었다. 국립현대 미수관의 특별기획전 의 두 번째 주제인 은 제2 전시실에서 펼쳐졌다. 한마디로 요약하자면 우리나라 근대의 인쇄 미술에 대한 소개, 집대성이라고 할 수 있다. 시기는 1920-1940년대가 중심이다. 민간 신문사들을 중심으로 엄청난 인기를 누렸던 신문소설의 문인들, 그리고 삽화가들이 망라되었다. 신문의 자매지로 시작된 잡지의 등장도 우리 근현대 문화사의 빼놓을 수 없는 장면이다. 이번 전시는 당시에 발행되었던 잡지의 표지 그림, 도안, 글씨를 꾸미는 장정에 대해서도 관심을 가지고 비중있게 다루었다는 점에서 의의가 크다는 생각이다. 제2 전시실 / 무슨 독서실 같은..
<서울 가볼만한 곳> 서울시립미술관 서소문 본관 이불 / 허스토리 리뷰/ 컬렉션-오픈 해킹 채굴 오랜만에 방문한 서울시립 미술관은 상설전시인 전을 제외하고도 3개의 특별전이 열리고 있는, 그야말로 전시의 풍년이었다. 이불의 초기 작품을 위주로 한 , 팔십년대 여성 작가들의 작품을 주제로 한 , 그리고 설명과 해설을 들어도 도무지 무슨 의미인지 끝내 이해하지 못했던 전이 그것이다. 이 중 내 눈과 마음을 붙잡아 두었던 작품들의 사진을 올려본다. 전시회별로 전시의도나 주제에 작품을 맞추어 이해하기보다는, 그저 개별의 작품이 가지는 개성과 예술적 성취에 주목하려고 했다. 사실 앞서도 말했지만, 전시를 기획한 이들의 깊은 뜻을 이해하기에는 내 내공이 턱도 없이 모자랐기 때문이고, 거대 주제를 구성하는 수단이 아닌, 이미 스스로 빛나는 개별 작품의 아름다움에 ..
<조선일보 미술관> 한국 현대미술 거장전 : 더 오리지널 조선일보 미술관 : 한국현대미술 거장전 얼마 전 다녀온 전시회를 소개한다. TV 조선이 개국 10주년을 기념해서 아트 조선과 함께 기획한 전시회 ... 제목처럼 한국 현대 미술을 대표하는 거장 5명의 작품을 선보인다. 김환기, 유영국, 박래현, 이우환, 그리고 김창열의 회화, 판화, 드로잉까지를 아우르는 의미 있는 전시라고 할 수 있다. 초대된 작가들의 대중적 인지도, 한국 회화사에서의 입지 등을 고려할 때 거장이라는 칭호가 전혀 과장이 아님은 물론이다. 개인적인 취향에 따른 다소간의 호불호는 있을 수 있겠다. 이 포스팅에서 다섯 명의 화가 중에 김환기, 유영석, 박래현의 작품만을 소개하는 것도 그런 이유에서다. 서리온 저녁 박래현 1958 새 종이에 채색 박래현 1958 자유 B 종이에 채색 박래현 1..
<국립중앙박물관 특별전> 평안 : 평양감사의 부임 평안전 : 김홍도의 평양감사 향연도 국립중앙박물관에서 이라는 이름으로 기획전을 열었다. 두 거장의 손에서 태어난 고서화를 중심으로 한 특별전이다. 1부 '세한'전은 추사 김정희의 를, 2부 '평안'전은 단원 김홍도의 를 전시하였다. 세한전은 일전에 포스팅하였기에 오늘은 평양감사의 부임을 축하하는 시끌벅적한 잔치 속으로 들어가 볼까 한다. 원본 그림뿐 아니라 디지털 미디어로 재창조된 단원의 평양감사 향연도를 감상하는 맛도 각별하다. 총 4개의 영상관으로 구성된 전시 공간에서 '길', '환영', '잔치', '야경'의 소주제로 이루어진 멋진 영상을 만날 수 있다. 평안전 전시실 입구 부임을 축하하는 북춤과 검무 단원의 평양감사 향연도가 있는 전시실과 연결된 회랑 벽에도 미디어 아트와 애니메이션이 눈부시다. 평..
<전시> 국립고궁박물관 병풍 2점 : 요지연도 / 수군 조련도 병풍 2점 : 요지연도와 수군 조련도 고궁박물관은 조선시대 병풍 유물 4점을 전시하고 있다. 그중 2점을 소개하려고 한다. 국립고궁박물관에 전시된 요지연도와 수군 조련도다. 는 10폭의 대형 병풍으로 19세기 말 제작되었다. 경상도 통영에서 행한 삼도의 수군 훈련 장면을 그렸다. 임진왜란 이후 조선 조정에서는 통영에 삼도수군 통제영을 세우고 봄, 가을에 해상 합동 훈련을 개최하였는데 수군 조련도는 이 모습을 기록한 것이다. 는 신선의 땅 곤륜산에 사는 서왕모가 주나라 목왕을 초대해 연회를 베푸는 모습을 그린 그림이다. 궁전 왼쪽으로는 요지(瑤池)라는 아름다운 연못이 있는데 이 곳에서 서왕모와 목왕이 만나는 장면이 묘사되어 있다. 요지 연도는 조선 후기 궁중을 중심으로 유행하였다고 한다. 이 병풍은 50여..
<추사 김정희의 세한도> 국립 중앙박물관 특별전 국립 중앙박물관 특별전 : 세한 추사의 는 2020년에 비로소 국립박물관에 자리를 잡는다. 세한도만큼 많은 이야기를 담고 있는 그림도 없을 것이다. 추사가 그림을 그리게 된 당시의 사연에서부터 마지막 개인 소장자였던 손창근 선생이 국립박물관에 기증한 최근까지 수많은 사건과 이야기들이 이 그림 속에 담겨 있다. 이미 대중에게도 많이 알려진 이야기이므로 아주 간략하게 소제목 형식으로 정리해 보면 다음과 같다. 추사, 제주도로 유배되다 / 제자 이상적이 청나라에서 구한 귀한 책을 추사에게 보내다 / 유배 간 스승을 잊지 않고 책을 보내준 제자의 마음에 감동하다 / 세한도 탄생 / 추운 겨울이 되어야 소나무와 잣나무의 푸르름을 안다 (세한연후지송백지후조야 歲寒然後知松柏之後彫也) / 일제 강점기 추사 연구가인 후..
<국립고궁박물관 특별전> 군사의례 국립 고궁박물관 : 군사의례 특별전 오랜만에 국립 고궁 박물관에서 기획한 전시회를 소개한다. 라는 다소 생소한 이름의 전시인데, 군사 의례란 조선 왕실이 주관한 군사 의식이라고 이해하면 되겠다. 요즘 말로 하면 국군의 날 기념식이나 퍼레이드, 혹은 각종 사열식 등과 비슷한 것이 아니었나 내 맘대로 생각해본다, ㅋ. 성리학을 정치 이념으로 삼은 조선은 예로 나라를 다스리면서도, 나라를 지키기 위한 국방 역시 소홀하지 않았다. 조선 전기의 왕들은 군사를 훈련하는 진법을 개발하였고, 새로운 전법과 무기 정보를 담은 중국의 병서를 국내 상황에 맞게 다시 편찬하고 보급하여 국방력 강화를 위해 노력했다. 군사 의례는 국가 운영을 의식화한 다섯 가지 의례 중 하나다. 조선 왕실은 국가 통치를 위해 다섯 가지 의례(길..
<강원도 미술관> 바우지움 조각미술관 : 주말에 다녀오기 좋은 곳 바우지움 조각 미술관 멀리든 가까이든 여행은 사람을 설레게 한다. 일상에서 일탈한 자유스러움은 여행이 주는 즐거운 본질 중 하나임이 분명하다. 다만 그 의미가 사람마다 조금씩 다를 수 있겠다는 생각은 든다. 멋진 경치를 보고 좋은 사람들과 맛있는 음식을 나누는 것일 수도 있고, 자신의 내면을 탐구하며 느끼는 정신적 성장과 해방감에서 자유를 느낄 수도 있을 것이다. 나는 거창한 이유를 달고 여행을 하지는 않지만 가능하면 박물관이나 미술관 관람을 일정에 하나 정도는 꼭 끼워 놓으려고 노력한다. 특별한 이유는 없고, 그렇게 하면 그저 기분이 좋아지기 때문이다. 나에게 여행이 주는 자유는 맛있는 향토 음식과 소박한 전시실에서 만난 목조 조각, 혹은 이빨 빠진 허름한 해주백자다. 이번 강원도 여행은 강릉과 속초 ..